[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
올해 초저금리 풍부한 시중 유동성 영향으로 증시 주변으로 유입된 개인 투지자들의 자금이 약 1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45조57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16조8402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수 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쳐 총 62조4102억원을 순매수 했다.
이는 지난해 코스피시장에서 11조8012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비된다.
투자자예탁금도 대폭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61조349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27조3933억원) 보다 33조9559억원이나 급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고객들이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놓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으로 머니마켓펀드(MMF)와 함께 언제나 증시에 투입될 수 있는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올해 코스피 지수는 장중 2760선을 넘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9.01포인트(0.33%) 내린 2746.46에 마감했다. 지수는 0.19% 내린 2750.34로 출발해 장중 한때 2710선까지 하락했다가 오후 들어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반전에 성공하며 사상 최고치 경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학개미를 넘어 서학개미들의 해외주식 투자도 급증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은 약 180억9586만 달러(약 19조7154억원)를 기록했다. 2018년 15억7030만 달러(1조7108억원), 지난해 25억1111만 달러(2조7358억원) 등으로 점점 늘어나다 올 들어 폭증했다.
개인들은 올 들어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를 29억2614만 달러(약 3조1880억원 ), 애플 17억5162만 달러(약 1조9083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이로써 국내외 주식 순매수액과 예탁금 증가액을 합하면 올해 증시 주변으로 유입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은 약 116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사태)로 저가 매수를 노린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 뛰어들면서 증시 주변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글로벌 초저금리 상황 속에서 풀린 막대한 시중 자금이 부동산 규제로 갈 곳을 잃자 주식시장으로의 자금 이동도 지속되면서 강한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의 주가 회복과정에서 당분간 제로금리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했다.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각국에서 돈을 많이 풀어 화폐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지고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 화폐를 자산으로 바꾸려는 노력들이 나타난다"면서 "이는 단편적으로 투자의 개념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제로금리 환경에서 바뀌게 된 정상적 활동"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라 해도 사모펀드와 같은 중위험 중수익 상품들이 있었는데 올해 사모펀드 사고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줄고 리스크가 크다는 생각을 갖기 시작했다"면서 "부동산은 대출을 제한하고 투자하기 어렵게 만들어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투자 기회가 줄고 투자심리 위축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기관 투자자에 대한 불신이 개인들의 직접 투자를 이끌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센터장은 "지난 10년간 기관 투자자들이 개인들의 돈을 받아 만족할만한 성과를 못냈고, 자산운용사에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발생했다"면서 "유튜브 채널에서 많은 정보가 무료로 확산되면서 스마트해진 개인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불러일으키는 요인이 됐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