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30분 회담 후 각각 결과 발표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25일 한국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연방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와 실질 협력, 국제 현안 및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외교부에 따르면 한·러 외교장관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1시간 30분간 회담을 갖는다.
라브로프 장관은 한·러 수교 30주년을 맞아 열린 '한-러 상호교류의 해(2020-2021)' 개막식 참석을 위해 지난 23일 방한했다. 러시아 외교장관의 단독 방한은 2009년 4월 남북한 동시 방문 후 12년 만에 이뤄졌다.
라브로프 장관의 방한이 1990년 9월30일 한·러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성사됐다는 점에서 실질 협력 강화 방안이 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지난해 한·러 경제협력의 기본 틀인 9개다리 협력체계를 확대·개편하는 '9개 다리 행동계획 2.0'에 서명했다. 9개 협력 분야는 에너지, 철도·인프라, 조선, 항만·항해, 농림·수산, 보건, 투자, 혁신플랫폼, 문화·관광 분야다.
양 장관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도 비중 있게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이 지난 21일 서해상으로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하면서 미국과 한국 정부를 향한 저강도 무력 도발에 나섰다는 점에서 한반도 정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 정책 수립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러시아는 물론 중국의 입장을 공유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 모색에도 머리를 맞댈 것으로 예상된다.
라브로프 장관이 방한 직전 중국을 들러 왕이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미국 견제를 위한 연대 강화에 나선 만큼 한국 정부를 향한 협력을 요구할 지도 주목된다. 중·러 외교장관은 지난 23일 회담 직후 공동성명을 통해 인권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국내 문제에 내정 간섭하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방한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통화에서 코로나 상황이 안정되는 대로 방한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산 백신을 맞고 가겠다"고 답한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과 정 장관은 외교장관 회담 직후 공동 회견을 통해 각각 회담 결과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정 장관과 한남동 외교공관에서 업무 오찬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23일 '한-러 상호교류의 해(2020-2021)' 개막식 참석했으며, 2박3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오는 25일 러시아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