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부여 위해 부모와 아이 함께 기부 등 적극 나서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코로나19 사태 1년이 지나 두 번째 어린이날을 맞이한 가운데 가족들의 휴일 풍경이 바뀌고 있다. 감염이 두려워 외출을 삼가는 분위기 속에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기부 계획을 세우는 등 어린이날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김모(31)씨는 지난 3일 4살 아들과 함께 집 근처 마트를 찾아 옛날에 산 로봇 장난감들을 기증했다. 김씨가 기증한 장난감은 수리, 소독을 마친 뒤 다른 곳에 기부될 예정이다.
김씨는 "어린이날을 맞아 무얼 하면 좋을지 고민했는데 아이의 친구 엄마로부터 기증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휴일에 자유롭게 외출을 할 수는 없지만 어린이날을 조금이라도 의미 있게 보내기 위해 아이와 함께 어린이날 맞이 기증을 했다"고 말했다.
경기 부천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이모(35)씨는 최근 KF 94 마스크 약 1000여개를 구매했다. 이중 절반은 아이와 함께 병원을 직접 방문해 소아암 환아들에게 기부하고 나머지는 휴일이 지난 뒤 손님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기로 결심했다.
이씨는 "아이에게 어린이날은 단지 사고 싶은 물건을 사는 날이 아니라 내가 가진 걸 나눌 수도 있는 날이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어린이날 당일엔 아쉽지만 가족들끼리 집에서 영화를 보는 등 시간을 보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금천구에 사는 허모(40)씨는 13살 딸아이와 아이의 친구들의 기부 계획을 도왔다. 허씨는 안 입는 옷, 안 쓴 지 오래 된 인형 등을 또래 친구들에게 전달하고 싶다고 아이들의 말에 이들을 도와 근처 보육원에 이를 전달했다.
허씨는 "아이에게 어떻게 이런 계획을 세우게 됐냐고 물으니 자신보다 상황이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주고 싶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딸아이와 기부 계획을 함께 세우다 보니 비록 별다른 휴일 계획은 없지만 올해 어린이날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도 했다.
한편 정부는 어린이날 등을 맞아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을 막기 위해 특별 방역관리주간을 운영하는 중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지난 4일 "이번 주 특별 방역관리주간'으로 각별한 경계감 속에 방역대응하고 있다"며 "국민께서도 가능한 한 단체모임과 단체행사 등을 자제해 주고 방역수칙도 철저하게 준수해 주길 요청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