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 위원장이 또 다시 청와대 앞에 앉았다. ‘무기한 단식 농성’이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지 꼭 1년이 되는 25일 오전 청와대 앞 분수대에 자리를 깔며 정진후 위원장은 이렇게 5가지를 이명박 대통령에게 요구했다.
정진후 위원장은 지난 1년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탈선한 기관차의 폭주”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정 위원장은 “교사와 학생, 학부모 간에 불신을 심어주고 사교육비에 고통 받는 정책들로 일관했다”고 못 박았다. 5가지 요구에 해당하는 정책이 그 대표적인 예다.
대학입시 자율화로 대변되는 대학입시 정책에 대해서는 “결국 모 대학의 입시부정의 사례처럼 대학의 탐욕을 충족시키고 특목고와 특정 지역에 유리한 정책으로 가고 있다”며 “공교육의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인 내신은 무력화되고 수능 중심, 본고사 부활로 사교육을 부추기고 있다”고 정 위원장은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자율형 사립고 등 학교 다양화 정책과 관련해서도 “사회적 이동이 불가능한 계급의 장벽을 쌓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가난의 대물림을 교육으로 끊겠다”고 약속했지만 교육 양극화는 오히려 심화됐다”고 진단했다. “일제고사 성적 조작 교과부와 이명박 정부 속도전 근본 책임”
특히 최근 지난해 국가 수준 일제고사 성적 조작 사건과 관련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모순이 일거에 폭발한 것이 학업성취도 평가 성적 조작 사건”이라고 잘라 말하며 “근본 책임은 학교를 성적공개를 통한 무한 경쟁의 장으로 만들고자 하는 교과부와 이명박 정부의 속도전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학업성취도 평가와 진단평가는 표집과 문제은행식 체제로 전환하고 학교 단위에서 책임 지도가 가능한 교육여건개선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아야 한다”주장하며 “교육격차 실태에 대해 교사, 학부모, 시민사회, 정부와 의회가 참여하는 사회적 기구를 구성해 한국판 쿨맨보고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정 위원장은 제안했다.
정 위원장은 “현 정부는 지난 1년간의 교육 실패를 철저히 반성하고 경쟁보다 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교육정책을 수립해야 한다”며 “독선과 오만을 버리고 대화와 소통을 최우선과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위원장은 “전교조 또한 교육의 희망과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더욱 낮은 자세로 우리 교육의 발전 방향에 대해 귀 기울이겠다. 더 깊이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전교조, 오는 3월10일 일제고사 반대 투쟁 집중
전교조는 우선 오는 3월10일 예정된 일제고사 저지 투쟁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날 위원장 단식 농성 기자회견에서도 ‘일제고사 관련 향후 투쟁계획’을 발표했다.
정진후 전교조 위원장이 단식농성 돌입에 앞서 청와대 앞에서 '이명박 교육정책 전면 전환, 일제고사 폐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교조는 앞으로 위원장 단식 농성을 진행하는 한편 ▲ 모든 조합원 3월 초 일제고사 문제점, 체험학습 안내 포함한 학부모 편지 발송 ▲ 시민사회단체와 체험학습 조직 ▲ 일제고사 방식의 진단평가 실시를 반대하는 교사-학부모 선언 ▲ 일제고사 금지법 청원 서명과 초중등교육법 개정 추진 ▲ 경쟁교육중단과 일제고사폐지 촉구 분회 공동행동 조직 등을 진행한다.
전교조는 지난 2008년 4월 교과부의 '415학교자율화 조치'에 맞서 당시 정진화 위원장이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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