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세상은 2007년의 기억을 잊혀져 가고 있는 듯 하다.
2007년 12월 7일 사상 최악의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 이후 태안반도로 대표되는 서해안 피해지역은 생태계 파괴와 피해 주민 생계 및 건강, 보상과 관련된 문제 등으로 여전히 사고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반면 대중의 관심에서는 현저히 멀어졌다.
전 세계를 감동시킨 100만 자원봉사자들의 힘과 주민들의 노력으로 예전의 모습을 조금씩 찾아가고 있지만 여전히 곳곳에서 기름이 흘러나오고 생태계 파괴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이 태안반도의 현실이다.
삶의 터전을 짓밟히고 생계수단을 잃어버린 지역 주민들의 지속가능한 삶과 미래 그리고 우리 바다,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해결된 사건처럼 잊혀진 현실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제기하고 해결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서울환경영화제는 '태안반도 회복 프로젝트 영상 제작지원 공모'를 실시한다.
이번 제작지원 공모를 통해 완성된 작품은 2010년 제7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지역 환경영화제 및 환경재단 그린 아카이브를 통해 지속적으로 상영될 예정이다.
이미 서울환경영화제는 지난해 5월 제5회 행사를 통해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의 폐해를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리고자 복진오 감독의 다큐멘터리 <검은 눈물>의 제작을 지원하고 상영한 바 있다.
또한 '태안, 그리고 생명의 요람 바다'라는 주제의 특별전을 통해 유류유출 사고를 다룬 세계 유수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하고 환경 전문가와 다큐멘터리 감독 및 관객들이 참여한 워크숍을 마련하는 한편 태안반도 살리기 자원봉사자들에게 무료 관람권을 제공하는 등 태안반도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총 2,400만원 규모로 진행되는 이번 공모의 접수기간은 20일부터 27일까지이며 제작지원신청서와 관련서류를 서울환경영화제 사무국에 제출해야한다.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사고와 태안반도의 현재에 대한 시선을 담고 있는 작품이라면 장르, 길이, 형식에 상관없이 지원이 가능하다.
선정된 작품은 5월 21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제6회 서울환경영화제 기간 중 발표한다. 지원작으로 선정된 작품에 대해서는 필름 구입비, 기자재 사용료, 후반작업비 등 순수 제작비 위주로 지원하게 되며, 2010년 2월까지 작품제작을 완료해야한다. '태안반도 회복 프로젝트 영상 제작지원'은 환경재단의 태안반도 기름유출 대책 기금으로 모금된 금액 중 일부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환경영화제 홈페이지나 사무국에 연락하면 된다.
한편 서울환경영화제는 국제환경영화경선 예선 심사결과를 발표됐다.
국제환경영화경선은 최근 2~3년 사이에 제작된 국내외 환경영화 출품작 가운데 우수작을 선정, 최하 1백만 원부터 최고 1천만 원에 이르는 상금을 수여하는 제도를 통해 환경영화의 지속적인 제작 및 배급을 독려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된 경쟁부문. 역대 최고 기록인 71개국 773편의 다양한 환경영화가 출품된 올해는 전 세계적으로 점점 뜨거워지는 환경 이슈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듯 치열한 분위기의 예심을 거쳐 17개국 22편이 본선에 진출하였다.
본선에 진출한 작품들은 영화제 기간 중 상영되며, 본선 심사를 통해 장편 대상(상금 1천만원), 단편 대상(상금 5백만원), 심사위원 특별상(상금 3백만원), 관객상(상금 1백만원)의 4개 부문 수상작이 결정된다.
올해 출품된 환경영화들의 주요 경향 중 하나는 최근 몇 년간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기후변화의 큰 틀 아래 구체적으로 물, 먹을거리, 에너지에 주목한 영화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흐름을 인식해 제6회 서울환경영화제에서는 각각 에너지와 먹을거리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기후변화와 관련 재난에 대한 경고 위주의 작품들이 다수였던 기존 흐름에서 벗어나, 기후변화가 실제 개인의 삶에 끼치는 영향을 돌아보고 이를 막기 위한 실천방법을 찾아가는 개인들의 DIY(Do It Yourself) 프로젝트가 많아진 점도 눈길을 끌었다.
형식면에서는 장편 출품수가 232편으로 작년보다 48편이나 늘었고,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는 다큐멘터리 외에도 극영화, 애니메이션 등 대중적인 접근이 늘고 있는 추세다. 단편은 다큐멘터리와 애니메이션, 극영화는 물론, 실험영화, 캠페인성 광고, 뮤직비디오, 여러 장르가 결합된 다큐멘터리까지 다채로운 형식으로 제작되어 대중성과 예술성을 겸비한 환경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한편 근 미래를 배경으로 한 웰메이드 단편 극영화가 많아진 것은, 많은 이들이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 재앙이 점점 가까운 현실로 다가오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예선 작품들을 심사하면서 심사위원들이 안타까워했던 점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환경영화가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출품작 수나 영화적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뿐만 아니라, 지역적, 사회적 특성과 연결된 환경이라는 주제에 대해 좀 더 치밀한 접근과 폭넓은 시각이 필요해 보여서 아쉬움을 남겼다. 국제환경영화경선에서 한국작품으로는 유일하게 본선 진출한 윤덕현 감독의 <농민가>는 장편으로는 3년 만에 서울환경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선정된 한국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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