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강봉규 씨는 오랫동안 천착해왔던 화두 고향은 한국문화의 원형 찾기이며 또한 나와 근원에 대한 회귀의 길을 표현했다.
강봉규 사진작가의 '멈추지않는 시간' 사진전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사진전은 지금까지 사진기에 담아왔던 지구촌과 한국의 여러 모습을 고향에 관한 성찰로 재구성해보는 시도다.
전통과 문화, 인생이라는 코드를 따라 고향은 민족의 고향, 인류의 고향, 마음의 고향, 잃어버린 고향, 떠나 온 고향, 사라지는 고향 등의 스펙트럼으로 심리적 공감과 유대의 장을 이루면서 오늘의 우리에게 고향에 관한 철학적 사색을 환기시킨다.
강봉규 사진작가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집들은 도시로 떠나간 자녀들을 기다리는 늙은 부모님뿐"이라며 "차마 고향을 버리지 못하고 우리까지 떠나면 마지막 고향을 잃어버린다는 마음으로 평생 만지던 흙을 가슴으로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만 남은 마을들을 기억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미술평론가인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상임부이사장은 "강 사진작가의 사진을 보면 하나의 예술생산을 위한 매체가 아니라, 사진으로 사고하고 사진으로 대답해주는 언어가 되어버렸다"며 "예술이라기 보다는 하나의 자전적 일기를 써 가는 한 자루의 연필과 같으며 하루 또는 한 달, 일 년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진화론적 연대기처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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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이사장은 "강 사진작가의 사진은 우리 주변의 애잔하고도 고적한 소재들을 잠시 멈추게 한 듯한 시간의 정지를 느끼게 한다"며 "민속적이고 자연주의적이며 대부분 과거적이나 강 사진작가의 사진기는 이러한 소재들을 오늘의 현재진행형으로 환생시켜버림으로 우리가 막 동네어귀를 통과하다가 본 잔상처럼 남아있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이번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멈추지 않는 시간>으로 오늘의 어떤 세대에게나 고향이라는 향수를 떠올리게 하는 한국 산촌의 몇 년 동안의 기록으로 꾸몄다.
한집 건너 있는 빈집과 홀로 사는 어르신과 나이 많은 늙은 부부.. 이 사진들은 그냥 기록이나 작품사진이 아니며 잃어버린 떠나가는 고향을 향한 연민의 절규로 보인다.
2부 <지나간 시간>에는 한국의 토속적인 풍속과 전통이 일상적 정서와 생활에 건강하게 남아있었던 7∼80년대의 한국의 시골 풍경을 지금의 시점으로 끌어와 오늘의 우리 생활문화에서 사라지고 있는 전통의 자리와 고향의 모습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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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부 <비껴간 시간>에는 한국이라는 공간적, 심리적 배경을 지구촌이라는 인류학적 배경으로 확장하여 다양한 자연환경과 문화의 인간들의 얼굴과 함께 배치했다. 인간의 보편성과 함께 삶의 원형성에 대한 사색을 역사와 문화 등 시공을 넘는 이해의 지평 안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6전시실에서 2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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