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8일 MBC에 대한 압수수색에 무산된데 이어 다시 시도했으나 역시 무산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22일 오전 9시 20분쯤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 검사 3명과 수사관 40명을 보내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보도와 관련한 취재 원본 테이프를 확보하고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는 조능희 전 PD수첩 책임PD 등 PD 2명과 작가 2명 등을 체포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MBC노동조합 조합원 100여 명은 검찰의 압수수색을 저지하기 위해 사옥 현관 앞에서 검찰과 대치했다.
검찰 수사관 40명은 MBC본사 진입을 시도하다 노조 조합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밀고 당기다가 검찰은 약 1시간 30분 만에 철수했다.
검찰은 철수배경에 대해 "스크럼을 짜고 저지하는 노조원들에게 공무집행방해라고 경고했는데도 완강히 버텨, 밀고 들어갈 경우 불상사를 생길 것을 압수수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5일에 이춘근PD와 지난 15일 김보슬 PD를 각각 체포했으나 이들이 묵비권 행사하자 제대로 조사하지 못하고 석방한 바 있다.
MBC 2차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미디어행동은 성명을 내놓고 "검찰은 정권에겐 꼬리를 흔들고, 국민에겐 공포를 주는 식의 '정치적 수사'를 강행하며 자신들이 언론탄압의 선봉임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있다"며 "검찰의 2차 압수수색 시도와 몸싸움 시도는 ‘보여주기식 쇼’에 다름없고 언론장악을 진두지휘하는 정권에게 충성 맹세를 요란하게 알리고 부당한 수사를 계속하기 위한 얄팍한 여론몰이 술책일 뿐"이라고 검찰을 질타했다.
미디어행동은 "언론인에 대한 불구속 수사와 ‘미네르바 사건’의 무죄 판결이 잇따르면서 압수수색, 체포, 구속을 동원한 검찰의 강압적 수사가 무리하고 잘못된 것이었음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면서 "검찰이 강압적 수사를 이어가는 것은 법의 공정한 집행보다는 정치적 효과에 관심을 두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행동은 "공권력의 부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평범했던 학생과 시민들이 민주주의와 언론자유의 수호자가 되었다"며 "우리는 100만의 시민과 함께 정치검찰을 규탄하고 민주주의와 언론자유 수호에 나설 것이고 검찰의 부당한 수사를 분쇄하고, PD수첩과 언론자유를 끝까지 지켜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또한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법원의 미네르바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여전히 거리낌 없이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 탄압에 앞장서고 있다"며 "PD수첩 제작진 체포하기, 약혼자 앞에서 예비신부 긴급체포 하기도 모자라 오늘 또다시 MBC압수수색을 시도했다"고 검찰을 비난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의 입에도 방송언론에도 재갈 물리기에만 혈안이 되어 쓴소리는 아예 듣지 않겠다는 이명박 정권의 오만함이 날로 더해가고 있다"며 "검찰은 MBC압수수색을 즉각 중단하고, 정권이 아닌 국민의 언론자유를 수호하는 검찰로 거듭나기를 촉구한다"고 요청했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도 "이미 1년 전에 방영된 PD수첩의 ‘광우병편’ 수사에 광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이 국민한테 얼마나 지긋지긋하게 여겨지는지 아직도 모르고 있다"며 "법원의 미네르바 무죄판결 이후 검찰 내부의 강경 기류를 반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변인은 "검찰이 살아있음을 보여야 할 곳은 MBC가 아니라 정권이고 정권의 무리한 수사요구를 걸러내고 검찰의 독립성을 지켜야 이 나라가 산다"며 "방송을 자극하는 정권의 위협과 협박은 방송 민주화의 적이자 시청자 주권의 적이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박 대변인은 "MBC에 대한 탄압과 민주주의 유린을 즉각 멈춰야 한다"면서 "정의와 진실을 위한 지난한 투쟁에 검찰이 공격대상이 되서는 안 된다"고 못밖았다.
MBC 기자출신인 현재 전북 전주 덕진 재보선 정동영 후보는 이날 성명을 내고 "언론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정 후보는 "이명박 정부의 언론탄압에 대해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친 탄압병(Mad bullying disease)'에 걸렸다고 질타했다"며 "전 세계가 모두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왜 대한민국만 역주행을 하고 있는가. 국민이 두렵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정 후보는 "다시 유신독재, 군사독재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며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언론탄압과 언론독재를 막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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