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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대추리에도 봄은 오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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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정부는 대추리에 공권력을 투입해 대추초등학교를 무너뜨리고 볍씨가 뿌려진 논에 철조망을 쳤다. 미군기지 확장 공사를 위해서였다. 이로 인해 어제까지 씨 뿌리고 거름 주던 논과 밭이 하루아침에 ‘군사보호 시설’이 돼버려 마음대로 드나들 수도 없게 됐다. 영농행위를 하는 자에게는 2년 이하의 징역과 벌금이 부과된다는 특별조치는 온 마을 주민들을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작전명 ‘여명의 황새울’
2006년 5월4일 작전명 ‘여명의 황새울’. 예로부터 귀한 존재로 여겨졌던 황새가 노니는 곳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너른 들판에 방패와 철모로 무장한 군인들과 용역업체 직원들이 들이닥쳤다. 새벽부터 울리던 사이렌 소리와 끝이 보이지 않게 이어진 전경버스, 부산하게 뛰어다니던 학생과 노동자들, 그 사이로 연신 셔터를 눌러대던 기자들로 마을은 그야말로 ‘전쟁터’가 됐다. 미군기지 확장에 반대하고 마을을 지키고자 했던 많은 사람들이 다치고 연행됐으며, 투쟁의 중심이던 대추 초등학교는 무너지고 볍씨를 뿌려놓은 논에는 철조망이 둘러쳐졌다.
마치 전쟁과도 같았던 이날 이후, 대추리의 상황은 급속도로 나빠졌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을 차단해 통행을 제한하고, 논으로 들어가는 것 또한 막기 위해 깊은 웅덩이를 파놓아 마을과 주민들을 철저히 고립시킨 것이다. 오랜 세월에 걸쳐 대대손손 가꿔온 논과 밭이 바싹바싹 타들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농민들의 속도 함께 타들어갔고 그 깊은 한숨과 눈물은 김준호 감독의 카메라를 통해 고스란히 전달된다.
농심의 진리
다큐 ‘길’의 주인공은 방효태 할아버지. “목마르잖어. 마셔”하면서 내미는 깡소주 한 병, 손으로 툭툭 쳐서 쪼갠 사과, 주름진 눈가와 웃을 때 드러나는 톡 벌어진 앞니, 평생 농사일로 다져진 몸의 근육들. 일흔이 넘는 몸에서 나온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의 체력을 자랑하며 ‘몸으로 사는 생명력’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군사시설보호법에 의해 모든 영농행위를 금지한다는 국방부의 통보 앞에 농민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망연자실 죽어가는 땅을 바라볼 뿐이다. 하지만 “논은 자식보다 소중한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방효태 할아버지는 맨 손으로 단단해진 흙을 파내고 골라 길을 만들기 시작한다. “쫓겨 날 땐 쫓겨나더라도 농사는 지어야지, 그게 농부여…” 그렇게 놓여진 길로 경운기를 끌고 들어가 너른 들판에 농약을 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그 자체로 상당한 울림을 전달한다. 늙은 농부가 한 평생 농사를 지으며 배워온 인생의 깊이는 대추리 주민들의 삶, 그들이 지키려는 가치의 중요성을 설득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욕심 부리지 않고 제 자리를 지키면서 사는 평화를 추구하는 방 할아버지의 모습은 자본과 권력의 논리로만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모습과 대비되면서 울림을 준다. 자본의 전쟁터에서 지친 도시인들에게 또한 위안과 깨달음의 메시지를 던진다.
상반되는 이미지 제시
다큐 ‘길’은 이처럼 대립되는 가치와 이미지들을 제시하며 주제를 전달한다. 너른 들판 알알이 곡식이 여물어가야할 자리에 대신 자리를 잡은 철조망과, 기지에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 황새가 있어야 할 자리를 차지한 전투기들은 대추리의 이런 상황을 더욱 극명하게 보여준다. 농부와 전경, 푸른 들과 철조망, 손수레와 포크레인 등 절대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공존하고 있는 마을 풍경은 낯설음과 기괴함을 넘어 진한 아픔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종일 논밭에서 고된 일을 마친 농부들이 밤이면 마을회관에 모여 ‘미군기지 확장 반대’를 외치며 촛불을 밝히는 그 진심 어린 끈질긴 투쟁을 바라보면 이 모든 아이러니한 상황이 크나큰 비극이자 안타까움으로 느껴진다.
뜨거운 투쟁의 현장, 황량한 들판을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농민들, 그들을 둘러싼 철조망과 전경들의 모습은 관객들의 가슴에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 ‘길’은 진심으로 그들과 함께 한탄하고 연대하게 하는 힘을 발휘한다. 이렇게 ‘국익’의 논리를 앞세워 늙고 힘없는 농부들의 삶을 파괴하고 오히려 ‘죄인’으로 만드는 이 땅의 현실을 ‘길’은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하지만 그 안에서 새록새록 돋는 희망을 놓치지 않는 것이 ‘길’의 미덕이기도 하다.

박쥐
감독 : 박찬욱
배우 :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 김해숙
병원에서 근무하는 신부 상현은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괴로워 하다가 해외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백신개발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실험 도중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음에 이르고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 받아 기적적으로 소생한다. 하지만 그 피는 상현을 뱀파이어로 만들어버렸다. 피를 원하는 육체적 욕구와 살인을 원치 않는 신앙심의 충돌은 상현을 짓누르지만 피를 먹지 않고 그는 살 수가 없다. 하지만 살인하지 않고 사람의 피를 어떻게 구한단 말인가.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진 상현은 어린 시절 친구 강우와 그의 아내 태주를 만나게 된다. 뱀파이어가 된 상현은 태주의 묘한 매력에 억누를 수 없는 욕망을 느낀다. 태주 또한 히스테리컬한 시어머니와 무능력한 남편에게 억눌렸던 욕망을 일깨워준 상현에게 집착하고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다.

인사동 스캔들
감독 : 박희곤
배우 : 김래원, 엄정화, 임하룡, 홍수현
400년전 사라졌던 한 그림의 복원 프로젝트가 전국민의 관심 속에 세상에 공개된다. 복원에 성공한다면 한국 최고가로 경매될 것이 틀림없을 안견의 ‘벽안도’. 그 그림을 손에 넣은 미술계의 큰 손 갤러리 ‘비문’의 배태진 회장은 신의 손을 가졌다는 복원 전문가 이강준을 스카우트하고 400억짜리 벽안도 살리기 작업에 나선다. 그러나 귀신 같은 손놀림으로 무엇이든 베껴내는 이강준과 원하는 그림이면 사기든 살인이든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자신의 손에 넣고 마는 배태진의 마음속에는 서로 다른 속셈이 존재한다. 미술계의 마당발 권 마담, 국내 최고 물량을 자랑하는 위작 공장 호진사 사장, 한때 미술 복제시대를 풍미했던 국보급 복제 기술자 박가, 미술계의 실권을 잡고 있는 국회의원을 비롯 일본 거대 미술 컬렉션 그리고 돈냄새를 맡고 찾아온 의문의 패거리 상복 등이 벽안도를 둘러싼 통쾌한 사기극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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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강화군수 보선 지원사격...탈당 후 출마 안상수에 “복당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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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 스텐트 환자, 다른 수술 때 아스피린 복용 중단해도 안전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 스텐트를 삽입해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때 스텐트를 삽입한 부위에 혈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항혈소판제인 아스피린을 복용한다. 아스피린이 혈액을 묽게 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치아 발치나 용종 제거를 위한 내시경치료, 암 수술 등 다른 질환으로 수술받을 때 출혈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려져, 타 수술 전후 아스피린 복용 여부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실정이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지 1년 이상 경과한 환자가 암, 치아, 무릎, 고관절 등 비심장수술을 받을 때 아스피린 복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더라도 큰 문제 없이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안정민·강도윤 교수팀은 약물 용출성 관상동맥 중재시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비심장수술을 받기 전후 일시적으로 아스피린 복용을 중단한 효과를 분석한 결과, 아스피린을 지속적으로 복용한 환자와 비교하여 사망·심근경색·혈전증·뇌졸중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큰 차이가 없었으며 오히려 출혈은 감소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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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in 골목상권 프로젝트’... ‘남이동길’에서 느끼는 예술의 향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남이동길에서 ‘의 세 번째와 네 번째 이야기가 펼쳐진다. 문화예술 in 골목상권 프로젝트 ‘Närt문화살롱’은 서대문구 남가좌 생활상권 추진위원회가 주최하고 재미진동네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주민이 다양한 예술인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예술을 매개로 네트워킹을 형성해 지속적이고 특색있는 ‘남이동길’만의 예술문화를 조성하는 데에 의미를 두고 있다. 다회차로 나눠 진행되는 해당 프로그램은 지난 7월~8월 #1 프로그램과 #2 프로그램을 마쳤으며, 9월부터 10월까지 #3 프로그램과 #4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Närt 문화 살롱 #3 프로그램은 ‘Närt 화요 미식회; 예술 한 조각, 대화 한 스푼’이라는 주제로 9월 24일부터 10월 22일까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5곳의 상점에서 5회차에 걸쳐 강연을 진행한다. 강연 장소와 주제는 △1회차 ‘선휴커피’에서 ‘건축가의 시선으로 따라가는 남이동길’(건축가 김은경 소장) △2회차 ‘조조갤러리’에서 ‘K-pop과 엔터테인먼트 시장’(배드보스 컴퍼니 조재윤 대표) △3회차는 ‘노잉로스팅 하우스’에서 ‘사진과 영상예술’(사진작가 송길수) △4회차는 ‘썬공방’에서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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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서울시교육감선거 후보 양 진영 단일화 성공 이제는 결과가 중요하다
오는 10월 16일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후보 선출을 놓고 보수, 진보 양 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함으로써 이번 선거의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보수 후보 단일 기구인 ‘서울시교육감 중도우파 후보 단일화 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을 단일후보로 추대했다고 밝혔다. 단일화후보로 추대된 조 후보는 “조희연표 교육정책은 혁신학교와 학생인권조례인데 둘 다 처참한 실패로 끝난 실험이라고 생각한다”며 “학부모 사이에서 혁신학교는 ‘공부는 안 가르치는 학교’로 소문이 났고 학생인권조례는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강조하고 의무와 책무는 서술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권이 살아야지 학생의 인권도 지켜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감이 된다면 우선적으로 교권 수호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까지만 해도 통대위의 여론조사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며 제2단일화 기구를 통한 단일화를 주장했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수가 이날 통대위의 결정을 전격 수용하고 중도보수 후보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힘을 보태겠다는 대승적인 결정을 내렸다. 안 전 회장은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