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이며, 전남대학교 철학과 김상봉 교수가 황석영 소설가에게 쓴소리를 했다.
김 교수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변상욱입니다>에 출연해 "개인적인 발언에 대해 하나에서 열까지 가타부타 말할 순 없겠지만 다른 어떤 사람보다도 황석영 씨의 이름으로 나왔던 건데, 그 사람 입에서 광주사태라고 한건 명예롭지 못한 이름"이라며 "그런 방식으로 불리고, 그것에 대해서 다른 나라에서도 있더라는 식의 얘기는 우리나라에선 너무나 흔히 보아왔던 일종의 자기망각, 저는 그걸 굳이 변절이라고까지 표현하진 않겠다"고 황 씨를 질타했다.
김 교수는 "한 가지 사실 자체에 대해 말하고 싶은 건 다른 나라에도 시민이나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났을 때 발포가 있을 수 있지만 그 당시의 신군부라는 건 합법적인 국가권력이 아니었다는 걸 알고 말했으면 한다"며 "싸잡아서 여기저기 다 똑같다고 말하는 건 술자리에서 취중에 할 수 있는 말일지는 모르지만 사실에 대한 너무나 큰 왜곡"이라고 황 씨를 비꼬았다.
이어 김 교수는 "과도하게 역사를 왜곡하는 건 비애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4일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 진중권 겸임교수는 진보신당 당원 게시판에 '황석영, 개그계 데뷔'라는 제목으로 황석영 씨를 질타했다.
진 교수는 "내가 아는 '황석영'이라는 사람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의 집권을 막기 위해 시민단체들 끌어 모아 비장하게 비상시국선언까지 했던 사람이고, 그때는 이명박 씨를 '부패연대세력'이라 부르며, 이명박의 집권을 막기 위해 반MB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며 "자신을 황석영이라 부르는 또 한 분이 나서서 이명박 정권이 실용적인 중도정권이라며, 그 정권을 적극 돕겠다고 하는데 부패한 세력이 집권 1년 만에 자연치유되어 싱싱해졌다는 얘긴가? 아니면 이명박이 '부패'한 세력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치즈나 요구르트처럼 '발효'한 세력이었다는 얘긴가"라고 반문하면서 황 씨를 비난했다.
진 교수는 "더 황당한 것은 아직도 진보세력이 '독재 타도'나 외치고 있다는 그의 비판이고, 2007년 대선 때 철지난 독재타도 외치던 사람은 바로 황 씨였다"며 "그때 '비상시국회의'라는 단체의 결성식에서 황 씨는 '척박한 독재의 동토에서 민주화를 위해 분투한 초심의 열정으로 다시 돌아가'겠노라고 했었는데 이제 와서 사돈 남 말 하고 있으니"라고 비꼬았다.
이어 진 교수는 "정작 코미디는 따로 있다. 요즘 그러잖아도 크로스 오버가 유행하던데, 아예 개그계로 진출하시려나 본다"며 "민족문학 한다고 북조선 넘나들더니, 이젠 민족의 단결을 넘어 몽골 인종주의, 알타이 종족주의 문학 하시려나 본다. 이 사람, 생기신 것보다 많이 웃긴다"고 강하게 비꼬았다.
또한 민주노동당 부성현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서 "5월 광주의 아픔을 다룬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라는 명저를 남긴 사람이 어떻게 '광주사태'라고 말할 수 있냐? 어떻게 용산학살을 광주항쟁에 빗대며 유럽에도 다 겪은 일이라고 망발을 늘어놓을 수 있냐?"라고 반문하며 "분단된 허리를 잇고자 방북을 감행했던 사람이, 어떻게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틀에서 동참할 것이라고 하고, 대통령과 생각이 같은 부분이 있다고 말할 수 있냐?"라고 계속 반문했다.
부 부대변인은 "이명박 정권을 중도실용정권이라고 했고, 한나라당이 지난 총선에서 서울에서 선전한 것을 두고 '진보'라고 했다"며 "이런 사람이 진보정당에게 주는 쓴소리가 전혀 진보스럽지 않고, 궤변으로만 읽혀 황 작가야말로 중도에서 뉴라이트로 월경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부 부대변인은 "황 작가 또한 국민의 뒤통수를 쳤던 자신의 발언에 대해 오래된 정원에서 자성의 시간을 갖기 바란다"며 "황 작가가 건립위원으로 있는 국립대한민국관은 반만년 역사를 부정하는 건국절 논란의 중심에 설 것이고, 중앙아시아에서 돌아오면 내가 어려운 살림에 비싼 돈을 내고 구입한 삼국지 전질을 반품해 달라"고 황 씨를 비꼬았다.
민주노동당 문화예술위원회 또한 논평에서 "백발이 성성한 황혼기를 맞은 그가 최근 벌이고 있는 행보는 진보진영 뿐 아니라 그를 진보적 인사로 인식하고 있던 많은 대중에게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며 "극우보수의 손을 맞잡고 퇴행의 길을 선택한 황 작가의 '욕먹을 각오'는 어찌 보면, 자아상실의 지경에 이른 것이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민노당 문화예술위원회는 "황 작가가 철저히 계산적이거나 아주 멍청하거나 둘 중 하나"라며 "이명박 정부를 중도실용이라고 하는 그의 생각은 진보진영의 비판을 받는 것이긴 하지만, 그의 '욕먹을 각오'는 거꾸로 야심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그것이 아니라면, 그는 스스로 죽을 자리를 파는 멍텅구리임에 틀림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민노당 문화예술위원회는 "청와대 입장에서 황석영이라는 진보적 작가를 포섭(?)하는 것이 정권에 대한 계속되는 질타와 심판 여론을 잠재우는 실용(?)적 행위이기 때문"이라며 "황 씨가 욕을 먹어야 청와대가 웃음 지을 수 있다는 말이고, 청와대는 포용력 있는 정권이라는 명분을 얻고, 황 씨는 명예(?)를 얻는 두 개의 카드가 빅딜(?) 되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점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노당 문화예술위원회는 "작가 한 사람의 변절 따위가 진보진영에 자극을 주면 주었지, 비관을 주지 않고, 황혼기의 작가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있다"며 "광주항쟁이 광주사태로 돌변하는 시대를 그가 입으로 증언하고 있어 그가 변절을 떠벌이는 동안에도 여전히 국민의 곁에 묵묵히 동행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황석영 작가의 이명박 대통령 수행과 발언은 진보진영과 문학계의 파장을 일으켰으나 황 작가가 진보진영이 아니라는 것이 일각의 설명이다. 이들은 황 작가는 단순한 작가일 뿐이지 진보진영에 영향을 준 적이 없으며, 황 작가는 글을 통해 진보적 글을 쓴 것 뿐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번 황 씨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과 창조한국당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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