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고 노무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난 뒤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는 계속된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그러나 30일 새벽 경찰은 덕수궁 앞 시민분향소에 밀고 들어와 기습적으로 철거했다.
이에 대해 31일 민주당 송영길 최고위원 등이 서울경찰청을 항의방문해 경찰의 과잉진압을 지적하고 공개사과를 요구한 자리에서 주상용 서울경찰청장은 "일부 의경들의 실수이며 영정을 부수지 않았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한 지난 1일에도 주 서울경찰청장은 "작전반경을 벗어난 일부 의경들의 실수"라는 입장을 반복하면서 강제철거라면 부서진 천막을 압수했을 텐데 그냥 놔둔 것을 보면 '단순 실수'가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200여 명의 의경들이 몰려가 '실수'로 분향소를 철거했다는 주 서울경찰청장의 말은 설득력이 없다. 의경은 군인과 마찬가지로 작은 잘못이라도 군법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에 상부의 지시 없이 대열을 벗어나 움직이기 힘들다.
주 서울경찰청장 말대로라면 200여 명의 의경들이 영창에 간다는 신념으로 분향소를 부셨다는 것이 된다.
하지만 주 서울경찰청장의 발언이 거짓이라는 화면이 1일 공개돼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 '칼라TV'는 지난달 30일 새벽 5시 30분에 촬영된 덕수궁 앞 시민분향소 철거 장면을 공개했다.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철거에 나선 200여 명의 경찰들이 지휘관의 명령에 따라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와 무전기를 든 경찰 지휘관으로 보이는 사람이 "야! 저쪽 것도 다 걷어!", "야! 이거 들어내, 저쪽으로 들어내", "야! 뒤로 빼란 말야. 자리 잘 보고 뒤로 빼!"라는 소리로 지시를 내리고 있다.
경찰병력은 이 지휘관으로 보이는 명령에 따라 시민분향소를 둘러쌓고, 나머지 병력은 천막을 철거했고, 분향소 바닥에 깔려 있던 깔개용 은박지를 뜯어냈다.
지휘관으로 보이는 사람은 상황이 종료되자 마이크로 "다 끝났으면 나와"라고 지시했고, 경찰병력은 본래 있던 서울광장으로 들어갔다.
결국 경찰 수뇌부는 덕수궁 앞 시민분향소 철거를 명령하고 난 뒤 비난여론이 확산되자 의경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야당 지도부에게 주 서울경찰청장이 허위보고 한 가능성이 높아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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