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서울광장을 지켜내었다.
6월 항쟁 22주년 6·10일 범국민대회가 '서울광장'에서 무사히 열리면서 민주주의의 메카로 떠올랐다.
22년 전 6월 10일은 군부독재에 항거하여 국민이 함께 일어섰던 날이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장충체육관에서 노태우 당시 민주정의당 총재에게 정권을 넘겨주려했다. 하지만 학생들과 민주진영은 체육관에서 벌어진 일을 반대하면 거리로 나와 '호헌철폐 독재타도' 구호를 뜨겁게 외쳤다. 이 때문에 '노태우 대통령'을 체육관 대통령이라고 불리우기도 했다.
22년이 지난, 6월 10일 서울은 흡사 87년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서울광장을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노숙농성을 벌여야만 했던 어이없는 나라가 되었다.
이날 행사시작은 낮 12시 (사)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와 민생민주국민회의,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주최로 22년전 시민단체대표들이 체육관 대통령 반대를 선언했던 장소인 서울 태평로 대한성공회 대성당 본당에서 '6월 민주항쟁 22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엔 고 전태일 열사 어머니 이소선 씨, 박종철 열사 아버지 박정기 씨, 이한열 열사 어머니 배은심 씨 등 정치·노동계와 시민단체 회원 200여 명이 참석했다. <그림1>
이날 기념식에서 당시 민주쟁취 국민운동본부 공동대표 였던 이해학 6월민주항쟁계승사업회 대표이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 아시아에서 최초로 민주 혁명의 깃발을 들었던 자랑스러운 날을 비통한 심정으로 맞이한다"며 "우리는 마음으로 인권과 민주를 유린한 이명박 정부를 국민이 타도해야 할 독재 정권이라고 명칭하고 싶다"고 선언했다.
이 이사장은 "이것이 우리가 바라는 국가였나. 눈물로 호소하는데 짓밟는 나라가 나라인가. 서울광장은 서울시장의 것도 아니고 경찰청장의 것도 아니다"며 ""생명의 물길을 민주의 물결을 거꾸로 돌리려는 지도자가 역사에서 살아남는 법은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한국진보연대 이강실 상임공동대표는 기념사에서 "국민들이 그렇게 허술하고 만만합니까. 어려운 국면마다 민주주의를 지킨 위대한 국민이 아니겠냐"며 "우리 모두 하나되어 이 독재정권을 타도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고, 한국 YMCA전국총연맹 이학영 사무총장도 "22년 전 우리가 최루탄 속에서 눈물 흘린 나라인데 누구를 탓하겠으며, 민주주의를 공고히 뿌리내리고 공고하게 지켜내지 못한 우리 책임"이라며 "더는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정국을 물러져선 안 되고, 나라가 국민의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다시 6월로 돌아가자"고 요청했다.. <그림2>
이날 기념식은 문화공연을 끝으로 마무리지었고, 참석자들은 '국민들께 드리는 글'을 공동으로 채택했다.
참석자들은 "국민의 피와 땀과 눈물로 이룩한 민주주의는 질식당하고 있으며 공화국의 가치는 송두리째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는 지금 권위주의적 치안통치를 강화하고 있어 이러한 독선과 오만은 국민들이 피땀으로 성취해 놓은 민주주의 대의를 정면으로 유린하는 것"이라고 현 정부를 질타했다.
참석자들은 "이명박 정부가 지금 민주정부 10년의 성과를 뿌리째 부정하면서 민주주의의 위기, 민생의 위기, 남북평화의 위기를 불러들이고 있는 중"이라며 "이제 우리는 22년 전 그 6월 민주항쟁 정신을 기리고, 현실의 많은 모순들을 해결하기 위해 연대하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선언했다.
이어 참석자들은 ▲ 치졸한 정치보복 자행 사죄, 진상을 밝혀 책임자 처벌 ▲ 치안통치 중단, 표현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 보장 ▲ 공안탄압 즉각 중단, 미디어 관련 악법 폐기 ▲ 6·15공동선언과 10·4 선언 계승, 냉전적 대북강경책 즉각 중단 등 4가지 안을 요구했다. <그림3>
또한 6·10 민주회복 범국민대회 준비위원회 측은 이날 오전 11시 30분, 서울광장에서 "민주주의 지키기-광장 지키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6·10행사의 평화적 개최 보장 호소와 경찰의 무모한 행동에 규탄했다.
이에 앞서 오전 10시 관 주체 6·10민주항쟁 제22주년 기념식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렸다. 이 기념식에는 행정안전부 이달곤 장관 등 정부인사와 민주화운동관련 인사 및 단체, 유가족 등 참석했으나 정치와 노동계는 참석하지 않았다.
서울광장은 범국민대회 행사차량이 2차 진입시도를 벌였으나 경찰병력과 경찰기동대에 막혀 시민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그림4> <그림5>
오후 1시 40분에 서울 중구 명동 향린교회에서 지난 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범민련 전 의장인 고 강희남 목사의 영결식이 재야단체 대표와 민주진영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영결식을 마치고 명동에서 덕수궁 대한문까지 행진을 벌이려 했으나, 경찰의 제지로 행진을 못했다.
하지만 3시 유가족은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경찰과 충돌없이 노제를 마칠 수 있었다. <그림6> <그림7> <그림8> <그림9> <그림10>
'6월 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가 열리기 앞서 서울광장은 민주주의을 향한 자유의 공간이었다. 특히 밤샘 노숙농성을 벌인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시민과의 즉석 토론이 이어져 민주주의 참모습을 보여주었다.
특히 박종철 열사 아버지 박정기 씨는 "22년전 한 죽음의 은폐와 조작 속에 엄청난 슬픔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지만 우리는 그 정권을 무너뜨린 데 하나가 됐던 경험이 있다"면서 "2009년 오늘도 하나되는 경험을 되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즉석 토론에 참가자들은 정부에 대해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했다. <그림11>
또한 민주노동당은 오후 3시 40분, 이정희 의원을 폭행한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 전환을 촉구하며 청와대를 향해 삼보일배를 진행했고,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 등 중고등학생 모임 단체들은 시국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어 행사 시작을 앞두고 일부시민들이 행사차량을 에워싸고 있던 경찰병력을 밀어내고 서울광장 안으로 행사차량을 진입하게 했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은 이날 오후 6시 30분 서울 태평로 1가 프레스센터 앞에서 'MB악법저지와 언론자유수호를 위한 언론노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기자회견에서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은 "22년 전 오늘, 박종철 열사와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딛고 이 땅의 시민들이 서울 시청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며 "언론노조는 6.10 정신을 계승하고 확장하는 일이 곧 언론의 독립과 자유를 지키는 일이라 생각하고 앞으로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또 "이명박 정권 들어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언론도 많은 탄압을 받고 있다"며 "국민의 절대적인 반대에도 정부·여당이 언론법을 강행 통과시키려 한다면 언론법이 이 정권의 수명을 앞당기는 송곳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는 "20여년이 지난 현재, 선배 열사들이 이룩한 민주주의를 성숙시키지 못한 채 또다시 퇴행하고 만 현실을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언론노조는 서슬퍼런 군사독재에 맞서 자신을 던진 선배 민주열사의 뜻을 분명히 알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언론노조는 "20여년간 잠시 반짝하던 민주주의가 다시 시들고 있고, 언론자유도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려 있다"며 "이명박 정권은 6월 민주항쟁 정신과 결코 함께 할 수 없는 정권이기에 언론노조는 민주시민과 연대해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6월 민주항쟁 정신을 지키기 위해서 언론악법을 반드시 폐기시킬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림12> <그림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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