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외교통상부는 예멘에서 피랍 된 한국인 여성 엄영선(34) 씨가 숨진 것으로 확인했다. 또한 당초 알려진 대로 3명이 아닌 9명 모두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외교통상부는 15일 저녁 "예멘에서 현지 양치기에 의해 신원미상의 시신 3구가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면서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아 이들이 지난 12일 실종된 일행의 일부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발표했고, "현지 공관과 실시간으로 연락하며 현지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시신이 부패가 심해 신원 확인이 힘들다는 보고를 들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같은 날 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예멘 한국 대사관에서 현지에서 근무중인 한국인 의사를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옷과 체구를 통해서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오락가락하는 발표를 했다.
같은 날 번복되는 발표는 했지만,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현지에서 시신 3구가 확인됐고 시신 보존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얼굴로는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다만 한국인인지 아닌지 최종 확인을 위해 추가 사실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AP통신이 "예멘 북부의 사다 지역에서 산책 나갔다가 실종돼 납치된 것으로 추정됐던 9명의 외국인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해 이번 외교통상부 발표는 신빙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예멘의 한 보안당국자도 "이날 먼저 발견됐던 3구의 시신에 더해 어린이 3명을 포함한 6명의 시신이 추가 발견됨으로써 모두 9구의 시신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AFP 보도에 의하면 지난 12일 예멘 북부 사다에서 피랍된 9명 중 7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어린이 두 명만 산 채로 발견됐다면서 한국인 엄 씨도 숨진 것으로 보도했었고, 독일 DPA 통신은 피랍자 중 독일인 3명이 숨졌다고 전했으며 로이터 통신도 3명의 여성이 숨졌다고 엇갈린 보도를 했다.
보통 중동지방에서 자살테러나 피랍할 경우 소속 단체들이 자신의 소행이라며 요구조건을 발표해 왔는데 이번 사건은 밝힌 단체는 없다고 전해지고 있다.
중동지역 전문가들은 예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카에다 최고 재무 담당자로 알려진 남성이 예멘 당국에 체포된 지 하루만에 일어난 사건으로 알카에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예멘 당국은 시아파 반군 '후티 자이디'가 이들을 납치했다고 주장했지만 후티 자이디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한편, 수원시 권선구 세류동 ○○아파트에 있는 엄 씨의 가족들은 엄 씨의 사망소식이 알려지자 외부와의 접촉을 피했다.
엄 씨는 현재 아버지와 여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으며, 어머니는 작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드와이드 서비스'는 예멘에서 주로 활동하는 국제의료봉사단체로 1972년 네덜란드 부부 의사 2명이 예멘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것이 시초가 돼 89년 네덜란드에 NGO로 정식 등록했다. 주로 유럽인들로 구성된 이 단체에는 소속 의사와 간호사 및 병원 유지보수 담당기술자 등 30여명이 사다 지역의 리퍼블리칸 병원과 인근에서 각종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월드와이드 서비스'에는 한국인 의사 4명과 엄 씨 등 5명이 가입돼 있으며, 엄 씨는 지난해 8월 사다에 온 뒤 네덜란드 '월드와이드 서비스 본부'에 정식가입 승인을 받음에 따라 소속 단원으로 활동을 해 왔다.
지난 12일 오후 4시께 엄 씨를 비롯한 국제의료봉사단체 '월드와이드 서비스' 단원 9명은 예멘 수도 사나에서 북쪽으로 200㎞ 떨어진 사다에서 실종됐다.
![[오늘 날씨] 9월 마지막날에도 늦더위…큰 일교차](http://www.sisa-news.com/data/cache/public/photos/20240940/art_172765420209_3a6bca_90x60_c0.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