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을 앞두고 역대 통일부 장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통일부는 29일 저녁 7시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역대 통일부 장관을 초청하여 최근 남북관계 현황을 설명하고 남북관계 발전방향에 대한 의견을 듣는 정책간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손재식(제10대), 이세기(제11대), 박동진(제12대), 허문도(제13대), 이홍구(제14대, 제20대), 최영철(제17대), 김 덕(제21대), 나웅배(제22대), 권오기(제23대), 강인덕(제24대), 박재규(제26대), 김하중(제34대) 장관 등 12명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현인택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정부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서 원칙을 견지하면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 나가고 있다"며 "화해 협력과 대북포용정책의 전략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한편, 정세변화와 현실, 국민의 기대에도 적극적이고 책임있게 대처하면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현 장관은 "개성공단과 관련해서도 6월 19일 회담에서 밝힌 개성공단 발전을 위한 3대원칙에 따라 북한과 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재식 전 장관은 "남북간에 서로 신뢰를 지키는 것이 남북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고, 이세기 전 장관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노력과 함께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과도 전략적 측면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박동진 전 장관은 "대북정책이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관점에서 추진되어야 한다"면서 "작은 문제에 매달리지 말고 원칙을 가지고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요청했고, 허문도 전 장관은 "개성공단 관련 회담에서는 억류 근로자 문제 해결을 최우선적인 해결과제로 지속적으로 제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홍구 전 장관은 "국민적 합의를 바탕으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고, 최영철 전 장관은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남남갈등을 예방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정부의 각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덕 전 장관은 "통일부가 개성공단 등 현안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머지않아 다가올 통일을 준비하는 치밀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촉구했고, 나웅배 전 장관은 "개성공단 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 문제임. 이를 기본전제로 모든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권오기 전 장관은 "KEDO 경수로 건설과정에서의 경험에서 볼 수 있듯이 국제적 협정을 통한 방식이 신변안전 보장에 보다 효과적일 수 있고, 짚어야 할 것은 분명히 짚어야 한다"고 따끔한 말을 했으며, 강인덕 전 장관은 "개성공단 문제는 철저하게 경제원리에 따라서 기업들이 전면에 나서서 3통문제 해결 등을 북측에 대해 요구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박재규 전 장관은 "개성 이외지역에 진출한 기업들도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어 투자보장이 되지 않고, 조금만 흑자가 나면 임금 인상 등 각종 요구가 지속되어 기업 활동에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고, 김하중 전 장관은 "통일부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해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 여러 가지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대해 통일부는 "역대 장관들이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말씀하신 다양한 의견들을 향후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소중하게 참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으나, 공교롭게도 참여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정동영, 이종석, 이재정 전 장관은 참여하지 않았고, 6·15선언의 주역인 임동원 전 장관과 정세현 장관도 참석하지 않았다.
특히, 정동영 전 장관은 이날 오전까지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오후에 일정을 이유로 불참을 통보했고, 마찬가지로 참석하지 않은 전 장관들은 지방일정 등 선약을 사유를 들었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고, 대북포용을 앞세웠던 장관들은 대부분 불참한 것이다.
이날 간담회는 참석한 전 장관들은 현직에서 떠난지 오래되어 현 대북실정을 잘 모른다는 점과 대부분 보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다양한 의견수렴이 이루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간담회는 반쪽 다양한 의견 수렴이 되어 처음 취지와 맞지 않은 간담회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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