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지난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8억 달러 가량 줄면서 2개월 연속 감소했다. 외환보유액 순위는 9위에 랭크됐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21년 12월말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631억2000만 달러로 전월말(4639억1000만 달러)보다 7억9000만 달러 줄었다.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4월, 5월 2개월 연속 사상 최대를 기록한 후 6월 미 달러 강세 등의 영향으로 감소 전환했다가 같은해 7월 다시 늘어나는 등 4개월 연속 증가해 왔다. 이후 11월 감소세로 전환한 후 2개월 연속 줄었다.
지난달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것은 정부가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원리금 상환의 영향이다. 외평채는 외화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데, 마련한 자금은 외환보유액으로 운영된다.
지난달 미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유로화·파운드화·엔화 등 다른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증가했다. 지난달 중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 달러화 지수인 달러인덱스(DXY)는 95.97로 전월(96.34)보다 0.4% 내렸다.
이에 유로화와 파운드화가 각각 0.3%, 1.4% 절상됐다. 호주달러는 1.4% 절상됐고, 엔화는 1.2% 절하됐다. 엔화는 자국통화표시법(엔/달러)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 미달러화 환율하락이 달러화 대비 강세를 의미한다.
한은 관계자는 "미 달러화 약세로 인해 기타통화 표시 외화자산의 미달러화 환산액이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며 "정부가 발행한 외화 외평채 원리금 상환 등으로 한은이 예치하는 자금 운용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영향"이라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국채, 정부기관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은 4216억9000만 달러로 전월대비 7억5000만 달러 늘었다. 반면 예치금은 166억3000만 달러로 15억6000만 달러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 SDR(특별인출권)은 153억7000만 달러로 전월보다 2000만 달러 늘었다. IMF포지션과 금은 각각 46억3000만 달러, 47억9000만 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주요국과의 순위를 비교할 수 있는 지난 11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4639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으로 전달과 같았다.
1위인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2224억 달러로 48억 달러 늘었다. 이어 일본(1조4058억 달러), 스위스(1조826억 달러), 인도(6380억 달러), 러시아(6225억 달러), 대만(5473억 달러), 홍콩(4994억 달러), 사우디아라비아(4662억 달러) 순이다. 싱가포르가 4130억 달러로 10위에 랭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