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연대가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문화민주주의'를 실천하면서 '문화사회'를 현실화하기 위하여 문화연대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비문화적인 관계들을 거부도 하였고, 일상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문화적으로 살아갈 새로운 대안을 모색도 했다.
그러나 문화연대가 공동체적인 연대의식과 동시에 자율성에 입각하여 문화민주주의와 문화사회의 가치들을 실현코자 하더라도, 단지 마음 속에 자리잡은 드높은 이상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다.
문화연대 시민자치문화센터 임정희 소장은 "수많은 경험과 다양한 실험들을 통해서야 비로소 이루어지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 문화연대의 운동은 진보적이면서도 겸손하게, 새로운 가치들을 공유하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길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문화연대는 10년 동안 새 길을 내기도 하고, 이곳저곳 이미 나 있는 길을 서로 잇대기도 하고, 감춰지고 숨겨진 길을 발견해 알리기도 하면서, 그 길 위에서 문화민주주의를 실천하고 문화사회를 꿈꾸는 이들과 가까이 또는 멀리,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관계를 맺어 왔다.
이러한 관계들이 문화연대의 사회적이며 매개적인 신체가 되어 문화연대라는 존재를 지속하고 있다.
이번 기금마련전은 문화연대의 10년의 활동을 돌아보고, 또 다른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자리로 기획되었다. 이번에 마련된 <장수의 비결-문화연대 10주년 기금마련전>은 문화연대가 어떻게 10년이나 지속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를 매개적인 예술체계를 통해 가늠해보는 자리다. 여기에서 '장수'는 개별적으로 맞이하는 죽음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사회적이고 생태환경적인 지속적 삶에 대한 은유인 셈이다.
<장수의 비결>전에 참여한 건축가, 디자이너, 만화가, 사진가, 시인, 설치작가, 학자, 화가들은 모듬살이의 윤리와 미학적 실천을 따로 분리하거나 어느 한 편만을 고집하지 않고, 양자를 접속하고 결합시키면서 다양한 예술의 길들을 만들어 온 작가들이다. 작가들의 그림, 사진, 만화, 디자인, 글씨, 설치작업을 통해 모든 이들과 함께 하는 개인, 모든 이들과 자연이 함께 살아가는 또 다른 방식의 삶을 상상할 수 있고, 일상과 세계에 대한 다양한 현실 해석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참여작가들 중에는 문화연대 고문, 상임대표, 공동대표, 자문위원, 운영위원, 회원으로서 문화연대 활동을 내부에서 추동하는 사람도 있고, 스스로 문화운동 영역을 구성하시면서 문화연대 외부에서 친밀하게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도 있다. 외부는 내부를 진화시키고 작용을 미친다는 것을 생각하면, 내·외부 작가들의 작업 모두가 변화를 담지한 문화연대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기획전을 통해 삶의 이상을 찾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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