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업은 희망이 있는가? 농업과 농촌을 바라 보면 웬지 우울하지는 않은가? 어느 포럼의 토론장에서 농업을 폄하하는 경제관리의 말을 듣고 농업계의 노교수가 “내자식이 농업계에 발을 들여 놓으면 손에 장을 지져서라도 말리겠다”하던 말이 귓전에 생생하다.
사회적 신분이 사농공상(士農工商)으로 농업이 대접받던 시절도 있었다. 한나라의 국력이 얼마만큼의 먹을 거리를 생산하느냐에 달렸던 시절이다. 식량이 모자랐던 1960~70년대만 해도 농업정책은 쌀 증산에 의한 식량해결이 과제였다. 통일벼 쌀에 의한 식량자급으로 녹색혁명이 이루어 졌다. 식량자급에 의한 여력으로 타 산업의 발전이 이어졌다. 1970년대 후반에는 비닐하우스에 의한 과채류 재배가 본격화 되고 80년대 후반에는 온실에서 나오는 농산물로 백색혁명이 이루어 져 국민 식생활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요즘엔 시장개방으로 수입된 쌀과 쌀 소비량 감소로 쌀이 남아 돌아 문제가 되고 있다. 쌀 막걸리가 선풍적 인기를 더 해 가고 있지만 이마저 수입 쌀 원료가 90%가 넘는다. 쌀 과잉은 쌀 가격 정체 내지는 하락으로 이어져 농가소득이 감소되어 시름이 크다. 도 농간 소득격차도 65.3%로 크게 벌어지고 있고 개선 전망 또한 밝지 못하다. 이러한 와중에 녹색성장의 원조는 농업이라며 농업과 농촌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접근하자는 주장도 설득력을 더 해 가고 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국가 미래발전산업 핵심 5개 어젠다에도 농업분야가 있다. 축산분뇨 등의 메탄가스 활용으로 바이오 연료를 활성화 해 대체 에너지로 사용하자는 것이다. 일본은 저 탄소사회를 비전으로 환경과 에너지 어젠다를 최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후변화와 식량안보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고 식품안전과 소비자 신뢰 확보로 농산어촌을 활성화 하자는 것이다.
세계의 미래학자들이 밝히는 농업의 미래전망 또한 우리 농업이 지향해야 할 좌표이다. ‘엘빈 토플러’는 ‘부의 미래’에서 “미래에는 생명공학기술과 친환경기술이 결합한 하이퍼 농업이 출현되어 식겴슘? 의약품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금융학자 ‘짐 로저스’는 “향후 농업을 가장 잠재력이 뛰어난 산업중의 하나라며 향후 20년간 가장 선망이 되는 직업은 농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텐 데이비스’도 ‘미래의 지배’에서 “정보경제는 2020년대 말 종말을 맞게 되고 이어 바이오 경제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유엔의 미래포럼회장 ‘제롬 글렌’은 농작물 일만여 개 품종중 이미 바닷물에서 경작 가능한 품종이 100여 개이며 가정에서 줄기로 쇠고기를 만들어 먹는 시대도 멀지 않다고 인류사회의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15년 전 이스라엘의 농촌을 방문했을 때이다. 오렌지 과수원에 공급되는 물과 비료양액은 2~3평정도의 조그만 울타리 안에서 태양광으로 발전된 전기를 이용하여 전산화된 프로그램과 점적관수시설에 의거 감귤나무에 공급되고 있었다.
요즘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업의 진화로 식물공장 논의가 활발해 지고 있다. 남극의 세종기지에도 식물공장을 지어 신선한 고품질의 과채류를 공급하자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열사의 나라 중동지방에도 식물공장을 수출하자는 주장도 설득력을 더 해 가고 있다. 미국은 우주공간에서의 식량공급을 목적으로 식물공장을 개발하였으나 최근엔 도심의 고층 빌딩인 수직 식물공장개념으로 진화되고 있다.
‘식물공장’이란 통제된 시설 내에서 빛, 온 습도, 이산화탄소, 양분, 수분 등을 생물의 생육환경에 맞도록 조절함으로써 농산물을 계획생산이 가능하도록 하는 농업형태이다. 지금도 유리온실이나 개량된 비닐 자동화 온실에서 작물을 생산하고 있지만, 보다 더 에너지 절감 형인 LED와 완전 자동화 된 환경제어시스템, 로봇 자동화 공정 등의 첨단기술이 융합된 농업이다. 태양광의 이용, 인공적인 이산화탄소 주입, 자동 온 습도 조절, 필요양분의 배양액 공급, 수증기 회수시스템, 하수?중수 정제시스템을 이용한 무인 생산시스템이다.
식물공장은 일년 내내 작물을 재배할 수 있어 식량의 안정적인 학보 차원에서 주목 받고 있다. 식물공장에서의 농작물생산은 태풍 등의 기상 재해 시에도 시장가격의 진폭 없이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발생을 감축시키고 LED를 이용하여 에너지 사용을 줄이며 이산화탄소를 포집겴英걀淪臼?식물공장에 공급하게 할 뿐 아니라 식물공장에서 발생하는 수증기는 포집해서 깨끗한 식수로 사용할 수도 있다.
식물공장의 기원은 1957년 덴마크의 크리스텐센 농장에서 새싹채소를 생산하기 위해 시작되었고 미국을 거쳐 일본에서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식물공장은 정보기술(NT) 나노기술(NT)등 차세대 산업기술을 융합한 농업혁명이다. 통제된 생육환경 내에서 첨단기술을 이용해 생산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단위면적당 높은 토지생산성을 올릴 수 있으며 연중 안정적인 생산을 가능케 한다. 또한 무 농약재배의 친환경농업생산을 가능케 하고 병해충방제, 생장촉진, 기능성이 강화된 농산물생산이 훨씬 용이해 질 수 있다. 도심 또는 근처에 식물공장을 건설할 경우 생산된 농산물의 운송비 절감과 이동거리 감소에 따른 탄소배출량의 감축,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효과도 기할 수 있다. 식물공장 육성으로 인한 시장발달과 더불어 관련 전후방 산업인 고효율 에너지 소재산업, 환경/공정 제어산업, 식품 바이오산업 등의 발달도 유발할 수 있다.
그러나 식물공장은 초기 설비투자비용이 매우 높고 생산된 농산물가격이 높아 시장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식물공장의 평균 건설비는 비닐하우스의 17배에 달한다. 또한 농산물 시장이 개방되어 가뜩이나 심을 작목이 마땅치 않고 공급과잉으로 농업소득이 나날이 낮아 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책 없는 식물공장의 도입은 농업인과 농업에 타격을 줄 우려가 크다.
이러한 가운데 일본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기후변화 대응, 식품가격 안정의 대안으로 식물공장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정부의 보조금 지원으로 기업들의 참여가 이어지고 있으며 상용화 단계에 도달되고 있다. 식 자재회사와 식품유통회사가 식물공장을 별도 시설이나 점포 내에 지어 상추, 양상추 등의 채소류를 직 공급 판매하고 있다. 미국은 대규모 고층건물에서 수직형 식물공장을 개발해 풍력과 태양광의 신 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재배면적을 넓히려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 초 양액재배 유리온실이 보급되었으나 식물공장의 상업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금은 IT-LED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프로젝트사업으로 식물공장에 필요한 핵심부품을 개발 중에 있다. 전북도는 LED기술을 농업, 생물, 식품, 부품소재 산업분야와 융 복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식물공장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광주시와 남양주시, 부천시에서도 수직농장인 식물공장 건축을 계획 중에 있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친환경 고부가가치의 작물을 생산하여 매출을 올리고 수출 상품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식물공장을 통해 IT강국으로서의 농업기술역량을 높이고 채소의 자급률이 10%도 안 되는 싱가포르와 열악한 기후환경으로 재배가 어려운 국가 등에 식물 공장설비와 재배기술을 턴키 베이스로 수출하자는 생각이다.
농업은 변화되고 있다. 토지, 노동, 자본이라는 생산의 3요소 시대가 아니라, 사람과 기술, 자본,마케팅 이라는 새로운 요소가 생산성에 크게 영향 짓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변화 되고 있다.시장은 생산자로 하여금 생겮捻炷?Pro-sumer)가 되기를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 기호에 맞는 건강 안전 중시의 고품질 생산에 이어 기능성 농산물 생산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가공 식자재, 식품에 이르기 까지 IT, BT, NT 등의 첨단기술을 융 복합해 나가는 새로운 산업으로 진화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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