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박용근 기자] 인하대학교 캠퍼스에서 동급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의 항소심 재판이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13일 서울고법 형사10부(남성민 부장판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된 A(21)씨의 항소심 첫 공판기일을 오는 4월6일 오후로 지정했다.
A씨는 지난해 7월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인하대 캠퍼스 내 단과대학 건물 2층과 3층 사이 복도에서 동급생 B씨를 성폭행하려다 B씨가 창문 밖 1층으로 떨어져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같은 날 새벽 3시49분경 이 건물 1층 앞에서 머리 등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지나가던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B씨는 호흡과 맥박이 약한 상태로 심폐소생술(CPR) 등 응급처치를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A씨에게 준 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고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죄명을 강간 등 살인 혐의로 변경해 기소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란 사망이라는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음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할 때 적용된다.
검찰은 지난해 12월19일 진행된 결심공판에서 "사안의 중대성과 사건 경위 등을 참작했다"며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하지만 1심은 A씨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한 B씨를 성폭행하려다 추락해 숨지게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인 고의는 없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를 인정하지 않고, 준 강간치사죄를 적용해 징역 20년 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동급생과 술을 같이 마시고 만취하자 심야에 대학교 건물에서 준 강간하려다가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A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 관련기관 등에 10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이에 검찰과 A씨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