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인맥’이라 함은 대부분 학연, 지연, 혈연에 매인 ‘줄’이나 ‘빽’ 쯤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하루가 급변하는, 그야말로 ‘정보’가 생명인 지금, 인맥은 또 다른 경쟁력이 된다. 인맥도 ‘능력’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인맥을 관리하고 넓히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알면서도 잘 안되거나 방법을 몰라서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제대로 된 인맥관리의 방법은 무엇인지, 헤트헌팅사인 HRkorea의 커리어 관리 전문가 유용미, 황소영 씨를 통해 듣는다. 이들은 인맥관리 지침서 ‘인맥지도를 그려라’는 책을 써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받으려 말고 먼저 줄 수 있어야
흔히들 인맥관리를 하려면 시간이나 돈 등을 투자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어렵고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커리어 전문가들은 눈에 보이는 투자보다는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먼저라고 입을 모은다. “뭔가 바라는 게 있어서 접근한다면 상대방도 그걸 알아요. 진정한 인맥은 상대방에게 받는 것보다 내가 줄 수 있는 게 뭔지 생각하고 배풀려는 마음이 있을 때 가능한 겁니다.” (HRkorea 기획마케팅팀 황소영 부장, 유용미 과장)
단순히 수적으로 많은 양적 인맥보다 얼마나 실속있는(?) 사람들과 알고 지내는지에 대한 ‘질적 인맥’이 각광받고 있다. 질적 인맥 관리를 위해서는 자기진단→만남→확장→관리의 단계를 거친다. 현재의 인맥 상태를 점검하고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을 설정,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체계적인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 ‘자기 진단’을 할 때는 현재 내가 부족한 면이 무엇인지를 찾고 가까운 주변 인물부터 챙긴다. 예를 들면 직장 내 동료나 상사, 학교에서의 동기나 선배, 친구 등이다. 대기업의 ‘사내 추천제’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이·전직시 레퍼런스 체크할 때 등 인맥의 보이지 않는 손길은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
‘만남’ 단계에서는 스쳐지나가는 인연을 자기 사람으로 만든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상대방도 자기에게 관심을 갖도록 유도한다. 즉, 상대방에게 뭔가를 바라고 끄집어 내는 것보다 자기가 가진 정보를 바탕으로 휴먼 네트워크를 키워나가는 게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필요하다. 코카콜라와 삼성 같은 ‘나만의 브랜드’를 만든다. 사람과 대화할 때는 70%는 듣고 30%는 말하는 ‘3:7’ 전략을 이용한다.
인맥의 ‘확장’ 단계는 징검다리 기법을 활용한다. 내가 모르는 사람도 옆에 사람을 통해서 더 많은 인맥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실제로 인맥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을 보면, 휴먼 네트워킹을 잘 한다. ‘인맥 관리’에서는 인물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든다. 기본적으로 명함관리는 6개월에 한번씩 정리한다. 한달에 한번 자기만의 ‘네트워킹 데이’를 만드는 것도 좋다. 특정한 날을 정해 소홀했던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거나 이벤트를 하는 등의 인맥관리를 한다.
홍경희 기자 metell@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