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현 이드 커뮤니케이션 실장
“베푼만큼 돌아온다”
대학강사, 사업가, 사진작가, 행사기획가. 심우현(34) 씨의 현재 직업이다. 한 사람이 하기에도 벅찬 일을 그는 네 가지 타이틀을 거머쥐고 동분서주 하고 있다. 하는 일이 많다보니 인간관계의 폭도 넓고 관리해야 할 대상도 만만치가 않다. 하지만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다양하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평소의 인맥관리와 무관하지 않다.
다양한 경험과 이력을 가진 그는 대학 때부터 ‘마당발’로 소문이 나 있었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대학도 여러번 옮겨다녔지만 그때마다 최소한 과 대표 이상은 했다고 한다. 대학후배인 킴스레드 스튜디오 김정훈(31) 씨는 “편입해서 왔을 때도 전에 다니던 학교 학생들 십여명을 데리고 왔었다. ‘이 사람 통하면 안되는 일이 없다’고 할 정도로 대인관계가 좋다. 사람을 만나면 개개인에게 배려하고 챙겨주는 자상함이 있고 사심없이 사람을 대하기 때문에 주변에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한다.
나를 주목하게 만들어라
대학때부터 자신의 아이디어와 주변의 인적 자원들을 동원해 사업가의 기질을 발휘했다. “대학때 사진학을 전공하면서 다른 대학 학생들의 졸업 앨범을 제작해 주고 연간 3억원의 매출을 올렸었죠. 당시 전무했던 웨딩샵을 팀웍으로 성공시킨 적도 있구요. 모두 동기나 선·후배 등의 도움으로 인건비 부담없이 큰 작업도 차질없이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인맥만으로 특별한 ‘룰’을 정해 놓지 않고 어려운 일도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다. 새로운 아이디어로 어느 정도 성공 궤도에 올라서면 그 중 함께 했던
구성원 중 가장 믿을 만하고 리더쉽이 있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고.
하지만 그 전에 스스로의 능력과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이 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누군가 도움을 청했을 때 만일 그 일이 자신의 일과 관련이 있다거나 하면 댓가성없이 해 주기도 한다. 돈 들이지 않고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 도와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보람스러운 일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그는 “인맥관리는 투자라고 생각한다. 어떤 혜택을 바라지 않고 그게 되돌아 오든 아니든 상관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내가 한 만큼 피드백이 되어 돌아온다”고 말한다.
최근에 시작한 식품 패키지 디자인 관련 일은 원래는 전혀 상관도 없는 분야이고 관심도 없었다고. 우연한 기회에 관련업체 관계자를 알게 돼서 일을 시작하게 됐고, 지금은 총 매출의 3분의 2 이상을 쏟아내고 있는 효자사업이라고 한다.
어디를 가든 휴대폰을 손에서 떼놓지 않는 심우현 씨. 휴대폰 안에 저장돼 있는 인원만 550명이 넘는다. 그는 ‘인맥’이 곧 ‘재산’이라고 강조한다. 다양한 인맥관리를 위해 시간활용은 특히 중요하다. 인맥관리에 있어 심우현 씨는 한국사회에서 전형적인 ‘남자들 사이에서 인간관계란 이런 것이다’를 엿볼 수 있다. 심 씨는 주로 밤 시간을 이용해 사람을 만난다. 모임에도 남보다 열성인데, 먼저 모임을 주도해 만들어 나가는 편이다. 대신 명절 때 생색내기 식의 선물은 하지 않는다고.
거의 연락을 하지 않는 바쁜 오전 시간에 오히려 가벼운 안부 전화 등을 걸어 인맥관리에 신경을 쓴다. 주위에 항상 사람이 모여 술을 잘 할거라는 편견을 갖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고 손사레를 친다. 모임에 나갈때는 그 모임의 특성이 무엇인지 사전에 파악하고 재미있는 얘깃거리나 이벤트를 준비하는 철저함을 보인다. 모임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 위한 나름대로의 전략인 셈이다.
홍경희 기자 metell@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