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7·28 재보선 패배와 관련하여 사의를 표명했다.
30일 오전 우상호 대변인은 비공개 최고위원회의 브리핑에서 “정세균 대표가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선거에서 패배했으니 책임져야 한다는 여론이 있고 당대표인 내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우 대변인은 “박주선 최고위원이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자 정 대표가 "내가 물러나고 나머지까지 다 같이 물러나면 혼란스러우니 나 혼자 하는 것으로 매듭짓겠다"고 거듭 사의를 밝혔다”면서 “정 대표는 '본인만 물러나고 나머지는 남아서 당을 운영하겠다'는 취지였다”고 부연했다.
이어 우 대변인은 “상당수 지도부 인사들이 `곧바로 전대인데 오히려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해서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 사퇴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방선거 승리에 자만하지 말고 분발하라는 애정 어린 경고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재보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전당대회가 어떻게 국민에게 민주당의 비전을 제시하고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써의 면모를 보여드리냐에 따라서 2012년 정권교체의 성패를 가늠하는 출발점이 된다고 확신한다”며 “선거결과는 모두 당대표인 제 책임이고, 책임공방은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 대표는 “내 자신의 거취문제에 대해 과도하게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그런 차원에서 나는 이 시점 이후에 ‘선당후사’를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7·28 재보궐 선거가 민주당의 참패로 끝나자 그동안 정 대표의 당 운영을 반대해 온 당 내 비주류에게 거센 사퇴요구가 이어온 지 이틀만에 나온 말이다.
정 대표의 사임표명에 대해 민주당 희망쇄신연대 상임집행위원장인 김영진 의원은 논평을 발표했다.
김 의원은 “‘선당후사’를 운운하며 전국대의원대회를 통해 심판받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은 귀를 의심케 한다”면서 “책임이 있다고 하면서 말만하고 행동을 보이지 않는 것은, 누가보아도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라고 정 대표를 질타했다.
김 의원은 “국민적 통념상 책임 있는 자세는 당연히 거취표명인데, 이를 거론하는 것 조차 비난하는 것은 오만하고 비겁한 자세가 아닐 수 없다”며 “진정 선당후사의 자세라면, 제1야당의 당대표로서 깨끗하고 떳떳하게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퇴를 촉구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번 전대는 2012년 정권탈환이라는 대회전을 준비하기 위해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는 변화와 쇄신의 장”이라며 “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공정한 전대준비를 위해 정세균 대표의 용퇴를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국 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 위원을 선임했다.
전국 대의원대회 부위원장에 김부겸·문학진 의원, 김민석 최고위원이, 총괄본부장에 이미경 사무총장이 선임됐다.
위원장은 이미 20차 당무위원회에서 문희상 의원을 선임한 바 있다.
준비위원으로는 강창일, 김영주, 김유정, 김태랑, 노웅래, 박기춘, 박병석, 변재일, 안규백, 오영식, 윤호중, 이승천, 이호웅, 전병헌, 정성호, 정청래, 조성준, 주승용, 최규성, 최규식 등 25명이 선임됐다.
향후 각 분과위원장과 분과위원은 문희상 위원장을 중심으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에서 선임하도록 위임했고, 앞으로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는 가능한 한 주요현안에 대해 표결보다 합의처리를 우선으로 운영하도록 권고하기로 했다.
또 향후 전국 대의원대회 준비위원은 아니지만 각 분과별로 필요한 경우 전문성이 있는 외부인사나 위원을 선임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전당대회가 아닌 대의원대회를 개최한다. 이미 희망쇄신연대는 전당대회가 아닌 대의원대회를 개최할 경우 보이콧을 하겠다는 말이 내부에 흐르고 있어 정 대표 사퇴를 둘러싼 대의원대회에도 논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