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 10명 가운데 7명 가량이 재벌이 한국 경제에 기여했다는 답을 내놓고 있으며 특히 재벌 가운데 삼성의 기여도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10명 가운데 6명 정도가 한국 경제에 가장 많이 기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국민들은 삼성이 정치권과 언론 등에 대한 로비와 함께 경영 세습을 한 것에 대해서는 가장 큰 잘못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찬사와 비판을 함께 받고 있는 두 얼굴의 삼성에 대해 몇가지 불거진 문제들로 인해 정치권과 언론이 여론몰이식 ‘때리기’를 강행하자 일부에서는 삼성의 공과에 대한 정확하고도 냉철한 판단 의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즉, 삼성의 경영실적과 국가 경쟁력 등 비즈니스라는 측면과 경영 세습 등의 가족적인 문제는 별개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영향력·신뢰도 등에서 1위
삼성의 한국내 위치는 ‘영향력’과 ‘신뢰도’, ‘대학생 선호도’ 등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의 매출비중은 10대그룹 내에서 조차 30%에 달하고 있으며 순이익은 35%에 이르고 있다. 이와함께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의 경우 수출 22%를 포함, 국세의 10%, 주식시가총액의 23%에 달하고 있다. 또 지난 한해 시설과 연구개발 투자비로만 18조4천억원을 썼으며 부채비율은 51%로 줄고, 순차입금은 2003년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서서 더 이상 돈을 빌릴 필요가 없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지난 한해 동안 창출한 부가가치는 모두 14조5천여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창출한 부가가치 총계인 국내총생산(GDP)이 7백여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부가가치 총액의 2%를 창출해 냈다는 계산이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이 D램과 LCD부문실적 호조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25% 늘어난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인 2조1천억원에 이를 것 이라고 예상했다. 또 골드만삭스는 휴대전화 부문도 3/4분기 출하량이 전분기대비 10% 늘어난 2천6백80만대에 달 할 것이며 연간 1천만대 출하량 목표치를 안정적으로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같은 경영지표를 바탕으로 국내 시장경제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는 곧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좋은 점수를 얻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삼성의 반도체와 전자업체 특성 때문에 덩치에 비해 고용 효과는 높지 않지만 올 하반기에 사상 최대 규모로 27개 계열사에 총 5천명의 신입사원 채용을 실시한다. 이는 반기 기준 역대 최대다. 삼성의 올 상반기 3천3백여명의 채용인원을 포함하면 총 8천3백명 규모로 지난해 8천명보다 3백명 정도 많은 사상 최대 규모다. 이는 매출액 순위 상위 100대 기업의 하반기 채용규모가 지난해 1만6천여명에 비해 2.9% 늘어난 2만여명으로 추정할 경우 삼성의 채용비중은 25%에 달한다는 결론이다. 여기에다 삼성전자의 경우 6만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1차 납품업체만 1200여개에 이르고 2차 납품업체는 얼마나 되는지 파악조차 어려울 정도다.
브랜드 파워 세계가 인정
삼성의 주가는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서 더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국가 이미지 제고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에 의심의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은 이같은 브랜드파워 결과로 2005년 7월 다국적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05년 세계 100대 브랜드’에 삼성전자가 20위로 올라 28위에 머문 소니를 앞서기도 했다. 뿐 만 아니라 최근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발표한 ‘2005년 세계투자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03년 말 현재 해외자산 규모 기준으로 선정된 ‘세계 100대 비금융 다국적기업’중 99위를 차지, 국내 기업중 유일하게 세계 100대 기업에 올랐다.
국제경쟁력에 힘입은 삼성은 미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유럽의 영국과 독일, 남미의 브라질과 칠레와 함께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세계 50개국에 법인을 세우고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은 꽤 많은 나라에서 반도체·휴대전화를 비롯한 제품들이 시장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텔레비전의 경우 멕시코와 칠레 콜롬비아 이탈리아 헝가리 태국 등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보이고 있으며 모니터는 스페인과 멕시코 브라질 인도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휴대전화의 경우 프랑스에서는 36.4%의 점유율로 2위 노키아 28.1%, 3위 지멘스 10.4%보다 큰 폭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러시아에서도 삼성이 25.28%의 점유율로 인해 모토로라 21.26%, 노키아 19.69%를 제치고 수위자리를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이미지를 묻는 각종 설문 조사 결과 삼성이 높은 순위로 지목되면서 국가 이미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기업으로 떠 올랐으나 여전히 삼성을 비롯한 한국기업들은 선진국만큼 국가 브랜드 파워에 따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삼성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문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독일에서는 문화재 복원사업을 적극 후원했으며 프랑스에서는 루브르 박물관과 베르사유 궁전 등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연 것 등이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국가와 기업의 따로따로 이미지 제고에는 분명 한계가 있으며 국가 이미지가 높아지기 위해서는 개별 제품 브랜드는 물론 기업 브랜드의 가치 제고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시장경제 논리로 접근해야
경제전문가들은 삼성의 이같은 국내·외적인 기여도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서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는 것은 시장경제의 논리보다 ‘가진자가 그러면 안되지 않느냐’라는 식의 단편적인 논리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경제전문가는 ㄱ씨는 “어느부류에서는 삼성에 대해 ‘견제받지 않는 권력’이란 막강한 힘을 소유하고 있어 자칫하면 사회의 큰 위험세력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나“거대 삼성의 경우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스캔들(잡음)은 있을 수 있으며 삼성의 위력을 정치적인 권력이 아닌 시장경제의 의미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제전문가 ㅁ씨는 삼성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 “현재 국내 경제의 경우 국내기업 뿐 아니라 외국인기업들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어 언제든지 적대적 M&A가 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ㅁ씨는 이에따라 “오너경영에 대한 여러 가지 문제점과 특히 사금고화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으나 ▲연구나 학문적인 결과 성과에 따라 달라 지배구조에 대한 해답이 없는 실정이며 ▲세계적 기업가운데 70%가량이 가족경영 상태를 유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독일과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6개 국가의 경우 가족경영이 전문경영보다 월등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 한모씨는 “삼성의 기업적인 공헌도와 법적 도덕적인 정당성은 별개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