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날씨는 쌀쌀하지만 지난 4일은 입춘(立春)이었다. 봄이 온다는 뜻의 입춘은 사람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준다. 특히 피부질환. 그중에서도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에게 있어 봄은 중요한 시기다. 바뀌는 날씨에 적응하지 못하면 증상이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봄이 가까워지면서 가장 먼저 위협이 되는 문제는 바로 ‘꽃샘추위’다.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는 듯한 추위라는 뜻의 이 기상 현상은 시베리아 고기압이 쇠퇴하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다가 갑자기 추워지는 현상을 지칭한다.
‘꽃샘추위’는 일반적으로 오래 이어지지는 않지만 언제 올지 모르기 때문에 대비 없이 노출되면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고, 감기에 걸리기 쉽다. 특히 감기에 걸리면 신체 면역력이 떨어져 급작스럽게 가려움과 발진, 각질이 심해지는 경우가 많다.
급격한 일교차 역시 꽃샘추위와 함께 주의해야 한다. 봄철에는 낮에 다소 따뜻하다고 해서 옷을 얇게 입고 나갔다가는 저녁이 되면서 급격히 떨어진 온도 때문에 고생할 수 있다.
다음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황사, 꽃가루 등의 알레르겐(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들이다. 이들 역시 아토피를 급작스럽게 악화시킬 수 있으며, 특히 모래와 먼지의 미세입자, 그리고 수많은 유해물질이 많이 들어있는 황사의 경우 매우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 강한 자외선, 학생이라면 개학 이후 단체생활 때문에 받게 되는 스트레스 등에 대비해야 아토피 환자들은 건강한 봄철을 보낼 수 있다.
아토피 치료의 전문가로 알려진 하늘마음한의원 목동점 이희승 원장은 “봄은 따뜻해진 날씨 탓에 안심하기 쉽지만 날씨가 매우 변덕스럽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며 “아토피 환자는 최소한 얇은 점퍼라도 한 벌 준비하고 다니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면역력 강화로 본격적인 봄을 대비하자
봄을 맞이하기 전이라면 적극적으로 면역력을 키워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내 면역력을 키우는 것은 근본적인 치료와도 관련되기 때문에 개학을 앞둔 학생들의 경우 빨리 시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근본적인 치료를 희망한다면 먼저 체내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경우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장’이다. 장이 손상되면 죽은 균이 만들어 내는 독소와 분자량이 큰 영양소 등이 체내로 유입되고, 정상적으로 흡수돼야 할 영양성분이 흡수되지 않는 장누수증후군(Leaky Gut Syndrome-LGS, 새는장증후군 등으로도 불림) 때문에 체내면역력에 이상이 생기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장누수증후군은 미국소아과학회에서도 아토피피부염 등의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할 정도로 아토피와 관계가 깊다. 원인은 스트레스, 장벽을 자극하는 알콜과 카페인, 화학원료와 염료, 방부제가 많이 들어간 음식, 정제 설탕이나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간 음식, 기생충에 오염된 음식, 항생제가 많이 들어간 음식, 호르몬제와 항생제가 들어간 음식 섭취 및 NSAIDs(비스테로이드성 항염 약물) 등이다.
이희승 원장은 “환자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경우 아토피 환자들은 장누수증후군이 의심되며, 이때는 체내 심부온도를 올려주는 ‘심부온열요법’에 장점막을 회복시키고, 장내 유해균양을 줄여 체내 독소 생성을 줄여 면역력을 회복시키는 효소, 유산균 생식, 면역력을 키우는 한약 등을 처방하면 많이 좋아 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개선”이라며 “스트레스를 피하고, 맵고 짠 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 기름진 음식 등을 멀리하며, 식물섬유와 비타민, 필수미네랄이 풍부한 녹황색 야채를 많이 섭취하면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