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랑땡, 잡채, 산적, 갈비찜 등 설 명절음식은 생각만 해도 배가 부를 정도로 기름에 튀기거나 굽고, 볶는 고 칼로리 음식들이 많다. 특히 고기는 과거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졌기 때문인지 설 식탁에는 빠질 수가 없다.
하지만 설을 지난 뒤 설 음식 때문에 고생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지루성피부염 환자들이다. 지루성피부염 환자들에게 있어 육류나 맵고 짠 한식류는 대부분 증상 악화에 일조하는 ‘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식과 지루성피부염은 매우 민감한 관계에 있다. 아토피, 지루성피부염, 건선 등 난치성 피부질환 환자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잘 알려진 하늘마음한의원에서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9%가 육류를, 맵고 짠 한식을 좋아하는 환자가 24%, 밀가루 음식을 좋아한다고 답한 환자가 16%였으며 채식을 좋아한다고 답한 환자는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난바 있다.
지루성피부염과 설음식과의 관계
매우 흔한 만성 염증성 질환 중 하나인 지루성피부염은 개인의 상태에 따라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가려움증, 홍반, 인설, 비듬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나며, 건강보험통계지표에 따르면 2011년에는 103만1256명이 지루성피부염으로 의료기관을 찾았을 정도로 환자가 많은 질환이기도 하다.
특히 이들 지루성피부염 환자들이 명절 음식에 악영향을 받는 이유는 고칼로리 과식을 하게 되면 체내 소화기, 내분비 및 면역계까지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면역계 이상이 영향을 끼치는 지루성피부염 환자들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고기다. 실제로 육류 섭취량이 많은 미국과 유럽이 곡물을 주식으로 하는 동남아시아 국가들보다 건선의 발병률이 높다. 이 밖에도 지루성피부염 환자들은 너무 맵고 자극적인 음식들부터 청량음료, 인스턴트 음식, 음식물에 첨가되는 색소, 방부제, 등푸른 생선 등도 피하는 것이 좋다.
물론 무조건 모든 식사를 금할 수는 없고, 이는 영양 불균형을 부를 수 있다. 따라서 고기 대신 단백질은 콩과 두부를 통해서도 섭취가 가능하고, 육류가 너무 먹고 싶은 경우에는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1~2시간 정도 푹 삶아서 기름기를 충분히 제거하고 조금씩 섭취하는 등의 방법이 추천할 만 하다.
설 지난 뒤 최대한 빨리 치료 받아야
지루성피부염 등 난치성 피부질환 치료의 전문가로 알려진 하늘마음한의원 서초본점 박성배 대표원장은 “지루성피부염은 만성적인 습진질환으로 그 근본원인이 장(비위)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먼저 치료해줘야 하고, 현재 증상이 드러난 부위에는 항염 및 살균 작용이 있는 외용제를 이용해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방적으로 본다면 지루성 피부염은 소화기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잘못된 식이습관 등의 축적으로 비위의 균형이 깨지고, 수승화강이 원활히 되지 않아 신체의 위쪽으로 열이 오르는 등의 여러 가지 원인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배 원장에 따르면 장의 이상은 체내 온도를 올려주는 ‘심부온열요법’이 치료에 효과적이다. 체내 심부 온도를 올리면 세포 조직의 자기 회복기능이 활발해 지기 때문이다.
또 동맥 및 모세혈관 확장이 일어나고 혈류량이 증가해 신체 곳곳에 혈액을 통한 충분한 영양 공급이 이뤄져 지루성 피부염의 증상도 완화된다. 즉, 증상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신체를 건강하게 만들어 완치에 가까운 상태로 몸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