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중에서 비교적 덜 무서운 암을 꼽는다면 대부분 ‘갑상선암’을 꼽는다. 그러나 실제로는 갑상선암이라고 해서 모두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니다. 드물기는 하지만 종류에 따라서 생존률이 매우 낮은 암이 있고, 병기가 진행된, 즉, 상당히 진행되면 치료율이 심각하게 낮아진다.
이에 갑상선암의 종류와 예방법, 그리고 치료법에 대해 은평연세병원 서진학 원장의 조언을 통해 알아보았다.
대부분은 예후 좋은 ‘유두암’ 그러나...
갑상선에 생기는 암은 크게 여포세포로부터 생기는 암과 여포세포가 아닌 다른 세포에서 생기는 암으로 나눠진다. 여포세포에서 기원하는 암은 다시 미분화암과 분화암으로 나눠지는데, 미분화암은 분열 속도나 전이가 빠르고 치료가 어렵다. 분화암은 갑상선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두암과 여포암으로 나눠진다.
분화암이 세월이 지나면서 역분화되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짐작되는 저분화 갑상선암 단계, 그리고, 갑상선분화암(유두암, 여포암)이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분화의 방향이 역전돼 생기는 역형성암의 단계도 있다.
비여포세포 기원암은 수질암이 대표적이다. 수질암은 전체 갑상선암의 5~10%를 차지하는데, 국내에서는 매우 드물게 나타난다. 이 밖에 갑상선 림프종이 가끔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갑상선암의 종류는 비교적 다양하지만 치료 효과가 좋은 유두암의 비중이 워낙 많다보니 갑상선암은 대부분 심각하지 않은 암으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미국공동암위원회에 따르면 유두암이나 여포암, 수질암은 1~2기에 발견될 경우 5년 생존률이 100%에 달한다.
하지만 역형성암의 경우 5년 생존률이 병기를 막론하고 9%에 불과한, 매우 치료하기 어려운 암이다. 또, 아무리 치료 효과가 좋은 유두암이라 해도 4기에 이르면 5년 생존률이 절반에 못미치는 45%에 불과하며, 수질암의 경우 4분의 1이 안되는 24%에 불과하다. 또, 남자가 여자보다 예후가 불량하며 45세 이상이거나 암의 크기가 큰 경우에는 생존율이 낮다.
은평연세병원 내분비외과 서진학 원장 은 “갑상선암에 대한 오해 중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갑상선암이라고 하면 무조건 위험하지 않은 암으로 보는 것인데, 이름만 같은 갑상선암일 뿐 종류에 따라 매우 치료가 어려운 암도 있다”며 “또 어떤 갑상선암이든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위험해 질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가장 큰 원인은 방사선
갑상선암의 가장 큰 원인은 방사선이다. 어릴 적 머리나 목 부위에 여러 이유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갑상선암의 발생이 증가하는 경우가 많으며, 과거 1986년 체르노빌에서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났을 때 타 지역에 비해 5~8배 많은 갑상선암이 발생한 바 있다.
이 밖에 유전적 요인, 기존에 앓았던 질환(갑상선종 병력, 양성 갑상선 결절), 호르몬 변화, 식생활 등의 요인이 갑상선 암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방사선 노출과 유전적 요인, 기저질환 외에는 확실히 증명된 바가 없으므로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상선암 조기검진은 증상이 없는 성인이나 어린이는 권장되지 않으며, 가족력이 있거나 영아기나 소아기에 두경부에 방사선 조사를 받은 적이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에도 권장되지 않는다. 다만, 갑상선에 결절(혹)이 만져질 때에는 검사가 필요하다.
갑상선에 생긴 혹은 약 5%가 치료가 필요한 악성결절로 판단된다. 양성결절인 경우에는 식도, 기도의 압박 증상이 심하면 수술적 치료가 고려되지만, 대부분은 미용 상 안좋아 보일 뿐 몸에 영향을 끼치지 않으므로 심하지 않은 경우 수술하지 않을 수도 있다.
서진학 원장은 “갑상선암의 치료 방법은 수술, 방사성요오드, 갑상선호르몬, 외부방사선 조사, 항암제 등이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완치가 가능하고, 예후도 좋으므로 전이가 되었더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원장은 이어 “하지만 갑상선암도 암이기 때문에 다른 장기로 암이 퍼질 가능성은 항상 있다”며 “초기 치료 및 추적 관찰이 매우 중요하며, 갑상선호르몬제 복용을 게을리 하지 않고 정기적인 검진을 빠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