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이행보증금 반환·실적개선·금강산관광 재개 등 호재가 잇따르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5년만의 금강산관광 재개가 기대되면서 현대그룹 계열사의 주가가 훌쩍 뛰었다. 전날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상선은 전 거래일보다 1350원(5.27%) 오른 2만5900원에 거래됐다. 남북 실무회담 재개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부터 7거래일째 상승세다.
현대엘리베이터 역시 전 거래일보다 2700원(3.96%) 상승한 7만800원을 기록했다. 현대상선은 현대아산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다.
현대그룹은 2년여 만에 잃어버린 돈도 찾게 됐다. 법원의 결정에 따라 외환은행 등 현대건설 채권단 80% 이상이 이행보증금 반환에 동의하면서 총 2388억원을 현대그룹에 돌려주기로 결정한 것.
해운시황 침체로 적자를 면치 못했던 현대상선도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 317억원을 기록하면서 선전했다. 무려 10분기만에 흑자다. 매출액(1조8332억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3% 줄었지만 영업이익(669억원)은 22.3% 개선되며 고무적인 성과를 냈다.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 문제도 정부 지원을 통해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신주인수제도 참여를 통해서다. 10월 만기 도래하는 회사채는 2800억원이다.
현대상선 관계자는“자금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일”라며 “현재의 유동성에서 해결할 것이냐, 지원을 받고 할 것이냐를 따져봤을 때 후자 쪽이 유리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풋옵션 등 당면과제도 있지만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현대그룹은 우리-블랙스톤 사모펀드(PEF)가 현대로지스틱스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면서 새로운 FI 유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풋옵션 규모는 초기 투자금액 1000억원에 연복리 8.5%를 가산한 1200억원 정도다.
류제현 대우증권 연구원은“자산 매각에 따른 현금 유입(1750억원) 등으로 우리-블랙스톤 PEF가 현대그룹에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에 대한 풋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여전히 8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좋은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기본적으로 상선 쪽 영업이 잘 돼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수기인 3분기에 흑자를 전망하고 있지만, 공급과잉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며 “상황이 턴 어라운드(Turn around)됐다고 하기엔 시기상조"라고 관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