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현대중공업그룹은 6일 현대중공업 박장호 상무를 전무로, 현대오일뱅크 김병섭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발령하는 등 총 103명에 대한 '정기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총 58명을 승진발령하고, 여운학 부장 등 45명을 상무보로 신규 선임했다. 이번에 전무로 자리를 옮기는 박장호 현대중공업 상무(해양설치부문 총괄)는 올 초 현대중공업이 노르웨이에서 11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해양설비를 단독 수주하는 등 해양사업 부문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번 인사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대주주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의 장남 정기선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은 인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정 부장은 2009년 재무팀 대리로 근무하다 휴직하고 유학길에 올랐고, 3년 만인 지난 6월 재입사 형식으로 경영 현장에 복귀했다. 이에 따라 당초 업계에서는 본격적인 3세 경영 준비를 위해 정 부장이 이번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원전 납품비리 등으로 얼룩진 그룹의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 준법경영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해가는 과정에서 오너 일가에 대한 특혜 논란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지난 사장단 인사와 같이 급변하는 시장 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책임경영 및 준법경영 체제를 확립하고 이를 지원하기 위한 후속인사”라고 말했다.
또 이번 현대중공업그룹의 인사의 특징은 신규 임원 선임을 지난해 대비 2배 가까이 늘렸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변화와 혁신을 바탕으로 신속하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강화하기 위해 전년도 23명 대비 대폭 증가한 45명을 상무보로 신규 선임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상무보로 신규 선임된 임원들 중 여운학 조선사업본부 건조1부 부서장은 ‘텐덤침수 공법’을 개발해 낸 주인공이다. 이 공법을 적용하면 진수시에도 다른 선박들은 작업을 계속할 수 있어 도크내 작업기간이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등 더욱 효율적인 공정관리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달 21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를 통해 2년만에 회장직을 부활시키고, 사업 총괄사장제를 도입하는 등 책임경영 체제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를 통해 이재성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회장으로 승진했다. 또 신설된 총괄 사장직에는 김외현 조선·해양부문 사장이 조선·해양·플랜트 사업 총괄사장을, 김정래 현대종합상사 사장은 현대중공업으로 넘어와 엔진·전기전자·건설장비·그린에너지 사업 총괄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건종 현대중공업 그룹 법무감사실장(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 그룹 준법경영 담당사장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