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기자]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 KT 최고경영자(CEO)로 내정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산적한 KT호를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통신업계 안팎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T는 16일 CEO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새로운 회장 후보로 황 전 사장을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삼성전자 출신 CEO가 KT로 오게 되면서 KT와 삼성과의 관계가 호전돼 삼성 단말기를 경쟁사보다 빠르게 도입한다거나 삼성의 판매 장려금 등을 더 받는 등 사업상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과거 KT와 삼성은 애플의 아이폰 도입, 삼성전자 스마트 TV 망중립성 논란 등을 두고 깊은 감정 싸움을 벌여왔다. 하지만 황 신임 회장이 선임되면서 삼성 출신의 인재들도 영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양사간의 협력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20년 넘게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끈 경험을 통해 KT의 경쟁력을 한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황 신임 회장이 이끄는 KT가 더 이상 정치권과 청와대에 외풍에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목소리도 높다. 남중수 전 KT 사장과 이석채 KT 회장은 정권 교체기에 맞춰 검찰 수사 등으로 KT 수장직을 내려놨다.
KT는 “황창규 회장 후보가 강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현재 KT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KT의 경영을 본 궤도에 올려 놓는데 기여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 출신 CEO가 온다면 노조와의 관계가 악화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삼성은 대표적인 무노조 기업으로 황 신임 회장이 KT 노조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관심사다.
이해진 KT새노조 위원장은 “삼성의 탐욕 경영이 재현돼 공공성이 더욱 후퇴될 수도 있다”면서 “노동인권 문제가 심각한 KT에 반노동 기업문화의 상징인 삼성출신이 왔다는 점에서 노동인권이 악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차완규 KT노동조합 정책실장은 “내일 중으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면서 “황 신임 회장이 KT의 노조를 파트너로 생각하고 같이 협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삼성의 제조마인드가 통신 시장과 차이가 있어 과연 삼성과의 시너지가 얼마나 날 수 있을까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한편 KT 출신이자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은“새 CEO는 상처 받고 사기가 저하된 직원들을 치유하고 응집시키고 보듬어 줘야 할 것”이라며 “또 패러다임 변화에 맞게 통신을 통해 사업을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비전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