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이틀간 호남 지역에 발령한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예정대로 20일 자정 해제한다.
농식품부는 “이날 긴급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이동중지 명령 연장 필요성에 대해 논의했으나 예정대로 해제하자는 데 모든 위원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고창과 부안의 AI 발생 지역 3곳과 역학적으로 관련된 24개 농장도 특이 증상이 없다는 판단에 따라 이동중지 명령을 이날 자정 해제하기로 했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과장은 “일시 이동중지의 목적은 차량과 작업장을 모두 멈춘 상태에서 소독을 하는 것이었고 대체적으로 잘 이행됐다”며“전국적으로 추가적인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명령 해제는 이동 통제 조치가 더 이상 AI 확산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발생한 AI가 야생 조류를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농식품부는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긴밀히 협력해 철새의 이동상황을 파악하는 한편 전국의 주요 철새도래지 37곳을 집중적으로 예찰한다는 방침이다.
가축방역협의회 역학조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재홍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는 “이동중지 명령을 통해 사람과 차량에 의한 인위적인 수평 전파를 막는 데 주력하고자 했지만 지금은 철새에 의한 AI 유입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수평 전파와 별개로 철새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국가적으로는 철새 도래지와 예상 경로를 예상해서 여러가지 조사를 해야하고 농가 차원에서는 철새와 농장과의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철새는 낮에는 호수가나 물에 있다가 밤이 되면 논으로 나온다”며 “철새 도래지 주변에 있는 농장주들이 이 곳을 왔다갔다 한다면 위험하다. 연결고리를 어떻게 차단할 것인가에 집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전북 동림저수지에서 발견된 가창오리의 폐사 원인은 고창 종오리농장의 경우와 같은 'H5N8'형 조류 인플루엔자(AI)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