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전북에 이어 충남 금강 하구까지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될 조짐을 보임에 따라 방역당국이 철새의 이동 경로까지 방역대를 설정하는 등 AI 확산 방지 대책을 강화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4일 “철새의 폐사체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인되는 등의 상황을 감안해 철새의 이동 등에 대응한 대책을 강화·시행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철새 도래지를 중심으로 최대 먹이활동 반경까지의 이동 경로를 방역대로 설정하고 예찰과 소독 활동을 강화할 예정이다.
가창오리는 낮 동안 휴식을 취하고 야간 시간대에 약 20㎞ 밖까지 먹이를 구하기 위해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역 당국은 철새의 종류와 활동 반경을 고려해 방역대를 설정한다는 계획이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철새의 종류에 따라 활동 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20㎞로 방역대를 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우선 AI 발생 건이 생기면 해당 도까지 바로 경보를 발령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충남 서천 금강 하구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가창오리는 고병원성 'H5N8'형 AI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밀 검사 결과는 이날 오전 중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또 충남 당진 삽교호에서 폐사한 채 발견된 가창오리 19마리도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이석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삽교호에서 발견된 가창오리에서도 AI 감염 의심 증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주 부장은 “폐사체를 부검한 결과 가창오리의 장기 내에서 AI 의심 증상을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며 “고병원성인지 저병원성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삽교호는 이번 AI 사태의 진원지인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에서 약 140㎞ 떨어져 있다.
이에 따라 AI가 가창오리를 매개로 북쪽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3일 기준으로 각 철새 도래지에서 머물고 있는 가창오리의 수는 ▲삽교호 1만9000 마리 ▲금강호 22만 마리 ▲동림저수지 8만 마리 ▲영암호 5만5000마리 등이다.
당국은 고병원성 AI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은 충남 전역 농가를 대상으로 이날 오전 SMS 경보를 발송한다. 또 철새 도래지와 집붕관리지역에서 실시되는 분변·폐사체 채취 검사는 1~2월 중 1만470건에서 1만7450건으로 확대한다.
한편 24일 현재 AI 의심 신고가 접수된 4곳의 오리 농가는 모두 고병원성 'H5N8'형 AI에 감염된 것으로 확진됐다. 추가 의심 신고는 없는 상황이다. 당국은 현재까지 발생 농가와 인근 농가 등 34곳을 대상으로 살처분 작업을 진행해 모두 47만2250마리의 가금류를 매몰했다.
당국은 이번 주말을 AI 확산 사태의 고비로 보고 있다.
주 부장은 “AI가 발생하고 첫 일주일이 지나고 있기 때문에 AI가 발생했다면 동물들 안에서 바이러스가 한바퀴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만약 AI가 퍼져있다면 주말 이틀 동안 집중적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리의 AI 바이러스 잠복기가 21일이기 때문에 살처분이 끝나고 21일간 발생하지 않으면 그 지역은 안정화가 됐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