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기자]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를 내다볼 수 있는 '혜안'과 계획한 바를 반드시 성과로 연결하는 '철저한 실행력'으로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고, 시장 선도 기업으로 한 걸음 더 전진해 나가자."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임직원에게 보내는 2월 메시지에서 최근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한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가치 상승), 엔저(엔화가치 하락) 지속 등에 따른 경영환경 악화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같이 강조했다.
박 부회장은 "최근 아르헨티나 페소화 폭락으로 촉발된 신흥국 금융 불안은 세계 경제를 큰 혼돈에 빠뜨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설상가상으로 원화 강세는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고, 엔저를 무기로 한 일본 경쟁사들의 공세와 중국 기업의 부상으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며 석유화학·정보전자소재·전지 부문 등 사업부문별 위기 상황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박 부회장은 "석유화학 부문은 파괴적 혁신인 원가 우위의 셰일가스, 석탄화학 등이 현실화되면서 범용 제품의 수익성 악화는 장기화될 것이 확실하다"며 "중국의 기술력 향상 등을 감안할 때 기술 기반의 프리미엄 제품도 더 이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보전자소재와 전지 부문도 IT산업의 침체로 성장이 정체되고, 일본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 부회장은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변화를 내다보는 혜안과 계획을 반드시 성과로 연결하는 철저한 실행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포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사람은 이번에 나갈 수 있다고 막연하게 기대하는 낙관주의자가 아니라, 언젠간 나갈 것이라는 확고한 믿음을 갖되, 나가지 못할 것을 미리 대비하는 냉철한 현실주의자였다"며 "막연한 긍정 만으로는 결코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만큼 각 사업부문이 처한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극복할 구체적인 방안들을 찾아 적극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부회장은 "경쟁사보다 한 발 앞서 고객과 시장의 변화를 감지해 경청과 치열한 논의를 통해 조직 내부에 원활히 전파되도록 하고, 고객이 진정 원하는 최적의 솔루션을 찾아 철저하게 실행하자"고 독려했다.
LG화학은 사업본부별 사업 계획에 이를 반영하는 한편,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을 수립해 적극 실행한다는 방침이다.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기술기반의 석유화학 사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련 소재, 전기차 및 ESS(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분야 등 미래를 위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