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기자] 1억여건의 고객 개인정보를 유출한 KB국민·농협·롯데카드와 KCB(코리아크레딧뷰로)가 금융정보 관리 소홀의 책임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이날 오전 KB국민카드를 시작으로 농협카드와 롯데카드, KCB를 방문하는 등 '개인정보 대량유출 관련 실태조사 및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여야 의원들은 입을 모아 이번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해당 금융사들의 고객 개인정보 관리 부주의에 의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신형 농협카드 사장의 경우 고객정보 유출과 관련해 "박모씨(KCB 직원) 얘기에 대해선 우리도 피해자"라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켰다.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은 이에 대해 "현오석 부총리도 말 한마디 때문에 곤혹을 겪었다"며 "국민이 상처받을 수 있는 말을 하지 말고, 사과하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다음에 청문회에 참석하실 땐 인식을 가다듬고 와야 한다"며 "그런 식의 말은 일반 국민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상직 의원은 "농협이 전산사고 종합선물세트인 것은 국민이 다 알고 있다"며 "누가 했는지는 책임지려 하지 않는 건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은 롯데카드에서도 이어졌다.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롯데카드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보안프로그램의 취약점을 파고들어 고객정보가 유출됐다고 하는데, 이것 자체가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민주당 김기식 의원도 "롯데카드의 보안 매뉴얼을 지키지 않아 생긴 문제"라며 "이번 사건의 전적인 책임은 롯데카드에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자리에서는 롯데카드가 밝힌 정신적 피해보상의 범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강승하 롯데카드 본부장은 "정신적 피해 보상은 어떻게 할 것이냐"는 강기정 의원의 질문에 "직접 피해와 연계된 정신적 피해에 대해 보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전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발생하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부분을 말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김영주 의원은 이에 대해 "(전제 조건이 있기에) 사실상 정신적 피해 보상이 없는 것"이라며 "고객들의 피해보상 보다는 사실상 카드사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
롯데카드에 이어 방문한 KCB에서는 사건의 발단인 박모씨에 대한 인사 검증과정과 내부통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됐다.
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KCB에서 일어난 유출사고는 생선을 지켜야할 사람들이 생선을 훔쳐간 상황"이라며 "유출된 정보는 광범위하게 유포돼서 마케팅에 이용되거나 스미싱 등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석훈 의원은 김상득 KCB사장이 직원 채용과정에 대해 "업무에 관계없이 모두 동일한 인적성 검사를 통해 채용한다"고 말하자 "윤리적인 부분이 중요하게 취금돼야 하는 사람에 대한 별도의 인적성평가 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안덕수 의원은 "박모씨와 같이 외부에 나가서 일하는 직원 관리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없기 때문에 발생한 사고"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에 대해 "앞으로 업무 현장에서의 일은 매일 결산하고 본사에서 확인하는 내용을 계약서에 명시해 이 같은 일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국회 정무위는 오는 13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 등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보고를 받고, 18일에는 청문회를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