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기자] 사모펀드(PEF)가 국내 인수합병(M&A)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9일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237개 PEF는 지난해 무려 9조3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지난 2004년 PEF 제도가 도입된 후 최대 규모다.
PEF의 투자 규모는 ▲2008년 5조6000억원 ▲2009년에 2조2000억원 ▲2010년 3조9000억원 ▲2011년 9조2000억원 ▲2012년에 6조원 등이다.
지난해 M&A 시장에서는 블라인드 PEF의 참여가 활발했다. 블라인드 PEF는 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금을 모집한 펀드를 가리킨다. 대형 블라인드 PEF들은 지난 2012년 자금모집을 완료한 후 지난해 ING생명보험, 코웨이, 네파, LIG넥스원 등 국내 대형 인수합병(M&A) 거래에 참여했다.
투자대상 업종은 금융, 제조, 에너지, 정보기술(IT), 운송, 제약 등으로 다양했다. 주로 국내 투자에 주력한 탓에 해외 기업에 대한 투자는 14곳(10.1%)에 불과했다.
지난해 PEF의 투자 회수액은 3조7000억원으로 2012년에 비해 1조6000억원(76.2%) 증가했다.
PEF 제도 도입 초기인 2005년부터 2008년 사이에 조성된 PEF들의 존속기간(일반적으로 5~8년)이 만료된데 따른 것이다.
금감원은 국내 PEF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선순환구조'에 진입했다고 보고고 있다. 지난해에만 7조4000억원의 자금이 PEF로 유입됐다. 이는 2012년에 이어 두번째로 큰 규모다.
PEF는 공모가 아닌 사모 방식으로 30인 미만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투자한 후 수익을 배분하는 간접투자수단이다. 시중의 부동자금이 생산적인 자금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투자자들에게는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한다.
금감원은 "실적을 기반으로 PEF 운용자들이 자금을 모집하고 이를 통해 PEF 재설립이 증가하는 등 선순환 구조에 진입했다"며 "투자자들 역시 운용자를 선택할 때 전문성은 물론 핵심 운용인력의 유지여부도 고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감원은 또 "양적성장이 지속됨에 따라 해외투자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해외투자 확대를 통한 한 단계 도약을 위해 현행 보장성 투자 위주의 운용을 지양하는 동시에 차별화를 통해 운용능력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