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IPO 주관사 선정이 막바지 단계다. 상반기 내에는 결정 될 것이다."
이석우 카카오 대표가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4'에서 기자와 만나 카카오의 IPO(기업공개) 주관사로 모건스탠리와 삼성증권을 선정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아직 미국이나 한국이나 계약서에 사인을 안했기에 발표를 못하고 있지만 선정 마지막 단계"라면서 "국내와 해외 업체를 각각 1개씩 선정하는 이유는 국내 물량을 해외에 판매해야하는 데 그럴 때 해외 주관사 있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근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인수하면서 카카오톡 인수 시도가 있었다는 루머에 대해서는 "그런 일은 없었다"면서 "앞으로도 매각할 의사는 전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대표는 전날 MWC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디스럽션 또는 이노베이션'이라는 주제로 "상생과 협력을 통한 가치 창조에서 혁신이 탄생한다"고 말해 주목을 받았다.
기조 연설 이후 열린 만찬 자리에서 스웨덴 텔레투(Tele2) 등 글로벌 통신사 대표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통사와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상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그동안 이통사들은 우리 같은 업체들을 방해꾼(disruptor) 정도로만 생각하고 대화 상대로도 인정해주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이번 MWC에 왓츠앱, 페이스북, 카카오가 초대됐다는 것만으로도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기조 연설에 대해서는 "많이 떨렸다"면서 "처음 무대에 올라가 농담을 했는데 아무도 웃지 않아 그 이후부터 많이 떨었던 것 같다"고 웃으며 간단한 소감을 밝혔다.
기조연설 때 공개한 금융 서비스에 대해서는 3월에 시범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이며 상반기 내로 상용화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 서비스는 금융결제원과 16개 시중 은행 등과 협력해 서비스를 준비 중이며 카카오톡은 플랫폼을 제공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이 대표는 "축의금이나 부조금을 서로 주고받는데 계좌번호를 불러주고 송금하는 것이 번거로우니 카톡을 통해 친구를 선택하고 보내주는 서비스"라면서 "공인인증서 등의 절차를 통해 계좌를 등록하면 계좌간의 연동이 이뤄져서 이체를 편하게 하는 서비스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이 금융 서비스까지 론칭하면 게임, 기프티콘, 광고 플랫폼, 음악, 디지털 콘텐츠 등 다양한 종합 플랫폼으로 거듭나게 된다. 최근 카카오는 뉴스 서비스도 론칭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MWC에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3위인 라인이 아니라 카카오가 초대받은 것에 대해서는 가입자 규모는 적지만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어 혁신적인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이 대표는 "지난해 GSMA 사무총장을 만났을 때 카카오가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통신사들하고 제휴모델 같은 것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 초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현재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말레이시아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류 콘텐츠와 왓츠앱이나 위챗, 라인에 비해 부족한 자금력을 극복하기 위해서 일부 국가를 타깃으로 정해 한류 콘텐츠를 이용하거나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카카오가 왓츠앱이나 라인과 마케팅 비용을 가지고 경쟁을 할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한국에 압도적인 유저 베이스가 있으니 이를 통해 혁신적인 기능과 모델을 만들어 그것을 무기 삼아 다른 메신저가 못하는 시도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게임 회사들이 수익 배분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거나 대기업 게임사가 들어와 중소 게임 업체가 설 자리를 힘들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유통 구조 문제 해결에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연간 100억 밖에 안되는 모바일 게임 시장의 파이를 1년 반 동안 1조 시장을 만들어놨는데 몇 퍼센트로 수익을 가져갈지에 대해 논하는 것은 적절치 않는 것 같다"면서 "다만 경쟁이 심해지면서 게임 회사들이 마케팅 비용까지 쏟아 부으면서 적자가 나는 것은 걱정스러운 일이라 내부적으로도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퍼블리셔들이 들어오면서 시장을 넓혔는데 중소 업체를 살리기 위해 대형 업체들의 진입을 막는 것도 역차별 인 것 같다"면서 "공정성 문제에 대한 철학적인 문제를 고민해 해결책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