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함과 개혁적 사고, 공직자의 기본이다”
강동구청 서찬교 부구청장
2000년에 들어서면서 강동구는 혁신적인 변화를 맞이했다. 8년여에 걸친 주민숙원 사업이었던 하일동 일단에 주택지조성사업이 본격 시행되고,
천호동 지구단위 개발계획이 확정되었다. 또한, 음식물퇴비화·사료화 공장을 건설, 음식물쓰레기 재활용처리가 100% 가능해졌다. 위생분야
반부패지수도 놀랍게 향상되었다. 1999년 20위권에서 2000년에는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자치구 전화친절도 평가도 마찬가지. 1999년
24위였던 것이, 작년 7월에는 4위로 높아졌다.
이외에도 여성정책분야 최우수 구로 선정(행정자치부 주관), 국기 달기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대통령기관 표창), 행정투명도 평가결과 우수기관으로
선정(한국청년연합회 주관), 취업알선실적 평가결과 취업률 서울시 1위 등 나열하기 벅찰 만큼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
강동구가 이토록 눈부신 발전을 이루기까지 일선에서 땀흘려온 인물이 있다. 강동구청 서찬교 부구청장(58)이 그 주인공. 1962년 국가공무원으로
시작해, 63년 건설부총무과 재경서기, 국무총리 행정조정실, 서울특별시 본청, 구청 등을 거쳤던 그는 재직하는 곳마다 높은 실적을 올리는
인물로 유명하다.
공무원 기강 확립에 앞장서
4개 구의 부구청장과 1개 구의 구청장을 역임한 바 있는 그는 부단체장의 역할중 대표적인 것을 두 가지로 이야기했다. 한 가지는 지역의
어려운 현안문제들을 꼼꼼하게 짚어가면서 해결하는 것이다. 구청장이 굵직굵직하고 다소 정치적인 문제들을 다룬다면, 부구청장은 세세한 실무를
담당한다. 그래서 그는 발령을 받으면 제일 먼저 미루어온 현안들을 파악한다. “까다로운 현안 업무를 찾아내 하나씩 매듭지어 나가는 것이
내 일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이러한 의식이 재직하는 곳마다 풍부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비법인 셈이다.
부단체장의 중요한 임무중 다른 하나는 지자체와 상급기관의 중개자 역할이다. 이런 면에서 그는 적임자이다. 단순히 서울시에서만 근무했던 것이
아니라 국무총리실 등 중앙부처 경력이 있는 만큼, 중앙정부정책과 지방정부정책을 연결하는 수완이 뛰어난 것이다.
그가 부구청장으로서 다수의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임무를 정확히 간파하고 장점을 살렸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청렴함과 개혁적 사고를 생명처럼 여기는 가치관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시 감사관 등 공직자의 기강과 관련한 업무를 주로 맡았던 것도 그의 남다른 청렴함에 근거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기강이 바로 서지
않은 공직자는 결코 국민에게 신뢰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철칙이다. 획기적인 기획으로 각광받았던 ‘민원처리온라인공개시스템’을 개발한
것도 부패 척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행정의 투명화에 주력
‘민원처리온라인공개시스템’은 공무원의 기강을 중시하는 그의 평소 생각과 개혁적 사고가 맞아떨어져 실행된 것이다. 서 부구청장은 투명한 업무처리에
줄곧 앞장서 왔다. 통반장 보상품이나 연말연시 복지 선물 선정, 또는 관공서 아르바이트 채용을 공개적으로 진행하자는 발상도 그로부터 시작되었다.
지금은 일반화되었지만, 이전에는 행정에 대한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 때문에 공무원들이 골치를 썩는 일이 많았다. 그는 “무엇이든
열어서 보여주고 눈앞에서 확인시키면 아무 탈이 없다. 은폐하면 불신만 조장할 뿐이다”고 강조한다. 38년이 넘는 기간동안 그가 깨끗한 공직자로
기억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공개를 원칙으로 하는 철저한 행정 방침 때문이다.
민원처리도 가능한 주민이 진행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한다. 민원사항을 가지고 주민이 찾아오면 담당 과장이나 계장에게 내려보내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그는, 주민 참석 하에 담당자를 불러 직접 해결한다. 이렇게 하면, 실행이나 해결이 불가능한 민원이라도 주민이
수긍하고 유쾌하게 돌아가게 된다.
‘자발적 실천’은 서 부구청장의 신조이기도 하다. 새벽기도를 나가는 그는 교회 주차장에서 주차 배열을 직접 진행하는가 하면, 구청 정문에서
수위가 가방을 받으려 하면 단호히 거절한다. 부구청장실을 방문하는 주민에게 대접하는 차도 손수 탄다. 주민들을 ‘섬긴다’고 거듭 말하는
그는 이런 행동을 당연한 봉사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내가 실천하지 않고 남들이 따라주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강조한다.
주민
요구에 적극적으로 귀기울여
서 부구청장은 86년 아시아게임과 88년 올림픽 준비가 한창일 때 서울시 비서실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행정적 지원을 해낸 것, 89년에서
90년까지의 ‘범죄와의 전쟁’에 앞장선 것 등을 그동안의 공직생활에서 보람있었던 기억으로 꼽는다. 정부에서 ‘범죄와의 전쟁’을 시행할 당시
그는 서울시 보건위생과장으로 있었다. 서 부구청장은 퇴폐업소와 변태업소의 강력한 단속과 무허가업소의 정비 등에 주력했다. 이외에도 ‘부패와의
전쟁’으로 많은 성과들을 거둔 것과, 천호와 암사를 상세계획구역으로 지정하는 숙원을 5년만에 마무리지었을 때의 기쁨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태극기선양운동으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태극기선양운동은 우연한 기회에 시작되었다. 국기계양률을 조사한 결과 10% 미만이라는데
충격을 받은 그는 동별경진대회를 여는 등 국기계양률을 높이는데 힘썼다. 그 결과 작년 9월에는 70%로 강동구는 국기계양률이 앞도적으로
높은 지역이 되었다.
현재 그는 시간을 쪼개어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과 경기대학, 국제신학대학원 대학교에서 사회복지와 노인복지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그의 강의는
경험을 통한 풍부한 사례들을 위주로 진행하기 때문에 반응이 좋다. 그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통해 복지분야예산을 대폭 늘렸고, 노인의 인구수가
7%를 넘어서는 고령화사회에 접어드는 시점에서 복지란 21세기 행정의 화두이기도 하다”며, “오랜시간 축적해온 노하우를 전수하고 교육한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욕구는 다양한데, 행정이 따라가지 못해서 안타깝다는 그는 “주민들과 자주 접촉하고 주민들이 원하는 것을 듣는 길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팩스나 전화, 인터넷을 이용해 끊임없이 주민들과 적극적으로 만나려고 노력한다.
부정부패와 싸우며 공직자의 정도를 걸어온 서 부구청장은 “민원의 해결사로 바쁘게 뛰는 생활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퇴직후에도
교육과 봉사를 계속하며 주민의 일꾼으로 남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정춘옥 기자 ok337@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