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수도권발(發) 전세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택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가격으로는 전세에서 월세로 분양물건으로는 아파트에서 연립·다세대주택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전셋값이 고공행진을 하다 보니 차라리 내 집 마련을 하겠다는 상황이다.
특히 빌라라고 불리는 연립·다세대주택이 최근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 전세난이 지속하자 저렴하거나 비슷한 가격대의 주거수단으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실제로 각종 통계 수치를 보면 연립·다세대주택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한국감정원의 지난 1월 실거래가격 기준 수도권 아파트 전세시장 분석결과에 따르면 매매의 경우 서울은 소형 연립의 거래량이 전년대비 43.6%로 아파트(31%)보다 높게 거래됐다. 경기는 다세대, 아파트 거래량이 각각 32.6%, 30.4% 증가로 아파트 이외의 주택거래가 크게 상승했다.
국토교통부의 조사결과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수도권과 서울 주택 거래량이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파트 전셋값 급등 여파로 내 집 마련에 나선 세입자가 늘면서 아파트보다는 연립과 다세대·다가구 주택 거래가 증가했다.
지난달 수도권 주택 거래량은 3만7502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3만5969건)보다 4.3% 늘었다. 서울 주택 거래량도 1만2990건으로 전년보다 10.4% 증가했다. 수도권과 서울 주택 거래 건수는 실거래가 신고제도가 도입된 2006년 이후 2월 거래량으로는 가장 많았다.
주택 유형별로 아파트(5만7885건)는 전년보다 1.6% 감소했지만 연립·다세대(1만1999건)는 4.6%, 단독·다가구(8980건)는 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세대·연립주택 시장이 살아남에 따라 실수요자들의 주의도 요구된다.
아파트에 비해선 주거환경이 다소 떨어지지만 주택 내부구조는 아파트 못지 않은 곳이 많고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며 면적도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주차장 확보 상태, 건물 누수와 방음 여부 등이 미흡해 섣불리 계약하고 피해를 보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편리한 교통, 생활권 인접, 쾌적함 등을 따지는 것이 우선이고 주차공간의 확보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며 “다가구 주택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보다 노후화가 빨라 지은 지 5년이 지나면 잔고장이 발생해 될 수 있으면 신축건물을 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집을 매입하기 전에 건축물대장 상의 세대수와 실제 세대수가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불법적으로 세대 수를 늘리는 경우가 있다. 차후 법적 문제의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