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우림) 청계천문화관에서는 7일까지 '청계천 판자촌이야기'전을 개최한다.
'청계천 판자촌이야기'전은 1950∼60년대 청계천 판자촌 모습을 담은 사진과 그림, 영상을 통하여 점차 잊혀져 가는 당시 청계천의 실상과 판자촌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재조명하고자 기획했다.
청계천 판자촌은 1950, 60년대 가난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대변하는데, 청계천변을 따라 수상가옥처럼 길게 늘어선 판자촌과 낡은 토끼장처럼 좌우 위아래가 다닥다닥 연결된 방안에서 판자촌 사람들은 막노동, 넝마, 봉제, 염색, 심지어 매춘 등 온몸을 던지는 억척스러운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청계천 판자촌이야기'는 바로 이러한 50∼60년대 청계천의 모습과 사람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는 그 동안 일반에 소개되었던 1950, 60년대 청계천 판자촌의 이미지를 담은 사진, 판화와 함께 당시 생활자료, 판잣집 모형, 영상, 포토존으로 구성된다.
구와바라 시세이(桑原史成, 일본 사진작가)의 작품은 "사진은 과거의 역사를 재현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과거 어느 전시에서의 작가의 말처럼 사진의 리얼리티를 최대한 살려 1960년대 청계천 판자촌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고, 홍순태(사진작가)의 사진은 판자촌의 사실성을 살리면서도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따스한 정감을 살필 수 있다.
또한, 고바우 김성환의 판화는 사진과는 달리 그림의 따스함 색감을 통하여 전체적으로 청계천 판자촌의 모습을 매우 서정적, 해학적으로 표현하였다. 그러나 판잣집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면, 결코 웃을 수만은 없는 당시 청계천 사람들의 그늘진 일상을 기록화적 정확성과 세밀함으로 묘사했다.
1950∼60년대 생활자료는 구호물자용 밀가루 포대, 위생관련 포스터, 군용물품 등을 전시, 모든 것이 부족하였던 시대에 이곳저곳에서 주워 모은 재활용품, 구호물자, 군용물품 등으로 생활하였던 당시 판자촌 사람들의 삶의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청계천 판잣집 모형은 당시 청계천 판잣집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는 코너로 두 서너 평 남짓한 좁은 공간에 판자촌 사람들이 먹고 자고 씻고 배설하고 생계활동을 하는 등 모든 일상을 해결하는 공간이자 유일한 안식처였던 판잣집을 재현했다.
마지막으로 포토죤은 고바우 김성환의 청계천 판자촌 작품을 배경으로 판자촌 사람이 되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금은 노년이 된 분들에게는 옛 기억을 회상해 볼 수 있고, 판자촌을 경험하지 못한 젊은층들은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참여코너이다.
청계천이 복개된 이후 70년대 사람들은 차량들이 내달리는 청계천을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으며, 판자촌 시절의 청계천을 쉽게 잊어버렸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사람들 역시, 청계천이 복원 된지 불과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콘크리트로 덮여 있던 청계천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청계천이 당연하다는 듯 물소리를 들으며 청계천변을 걷고 있다. 그러나 청계천은 짧지만 600년이라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50, 60년대 판자촌 시절의 청계천은 가장 절망적인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복원된 지금의 청계천이 보다 밝게 조명 받을 수 있는 것은 청계천 사람들이 판자촌 시절이라는 어두운 그늘을 우리 모두가 굴하지 않는 의지로 훌륭하게 극복하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청계천 판자촌이야기'는 청계천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1950, 60년대 서울의, 나아가 우리 사회 전체의 이야기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가 1950, 60년대 우리 사회 전체의 모습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번 전시의 관람료는 무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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