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포스코그룹이 부실·특혜 인수합병(M&A) 의혹을 받고 있는 포스코플랜텍(전 성진지오텍) 업종을 토목건설업으로 전격 변경했다.
이번 업종 변경은 포스코가 성진지오텍 M&A를 '사실상 실수'라고 자인한 것으로 읽혀진다.
포스코플랜텍은 지난 25일 업종을 구조용 금속제품, 탱크 및 증기발생기 제조업에서 토목 건설업으로 변경한다고 증권거래소를 통해 공시했다.
앞서 지난 2010년 포스코그룹은 플랜트기자재 전문업체인 성진지오텍 지분 40.38%를 1593억원에 인수했다.
포스코가 통화옵션 상품 '키코(KIKO)' 투자 실패로 부도 위기에 몰린 성진지오텍을 업계 평가보다 2배 높은 가격에 사들이자 당시 정치권 실세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포스코그룹은 '성진지오텍의 석유화학 및 원자력 기자재 제작 기술력에 높은 평가를 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하지만 성진지오텍은 조선·해양업계의 불황으로 플랜트 발주가 줄면서 경영난이 악화돼 포스코그룹 알짜 계열사인 포스코플랜텍에 지난해 7월 흡수합병됐다.
성진지오텍을 인수한 포스코플랜텍도 지난해 1891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지난 5년간 성진지오텍에 투입한 자금만 인수대금 1600억원, 유상증자 참여 4305억원 등 6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 전직 고위 관계자는 "포스코플랜텍의 업종 변경은 포스코 스스로 성진지오텍 인수가 무리수였다는 것을 자인한 것"이라며 "아니라면 포스코건설이 있는 상황에서 업종을 바꿀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포스코플랜텍 관계자는 "지금도 EPC 사업을 하고 있다. 행정상 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업종변경 공시를 냈다"며 "기존 업종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지는 확인해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