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한국청소년영화제로 시작된 서울독립영화제(아래 siff)가 22일 저녁 7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다른 영화는 가능하다'라는 슬로건 아래 개막했다.
siff 초청 작품인 '필승必勝 Ver 2.0 연영석'의 주인공인 문화노동자 '문화노동자' 연영석의 공연으로 시작된 개막식에는 권해효와 류시현이 사회를 맡았다.
한국독립영화협회 임창재 이사장은 "보이는 것보다 다른 영화를 찾는 독립영화의 기운을 만끽해달라"며 말했다.
특별 초청으로 참석한 시러큐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인 오웬 샤피로 씨는 "서울독립영화제를 통해 발굴된 좋은 영화들이 시러큐스국제영화제에 소개된다"며 밝혔다.
개막작으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오월 상생(감독 전승일)>이 상영됐다.
1980년 광주 민중항쟁이 일어난 지 27년이 되었고, 한 세대가 지나갈 즈음 역사의 상흔은 서서히 잊혀가고 있지만, 상처는 아직 완전히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문화와 예술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해내고, 표현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전승일 감독의 연작 애니메이션 <오월상생>은 '광주 민중항쟁'을 현재적 관점에서 재소환하며, 희미해지는 우리의 역사를 형상화해내고 있다.
1980년대 광주를 비롯한 전국에서 울려 퍼졌던 노래들을 리메이크하고, 그 노래들을 바탕으로 1980년 광주와 현재 광주의 모습을 그려낸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들은 역사의 상처를 치유하는 진혼곡으로 보인다.
올해로 33주년을 맞이한 서울독립영화제는 '다른 영화는 가능하다'라는 슬로건으로 현실에 안주하는 영화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새로운 영화의 가능성을 열어갈 장편 12편과 단편 39편이 경쟁 부문에 올랐으며, 초청 작품을 포함해 105편의 영화들이 30일까지 9일 동안 상영된다.
심사위원은 '우리학교'의 김명준 감독과 '포도나무를 베어라'의 민병훈 감독 등이 맡았다.
특히, 이번 siff의 국내 초청작 부문에서는 9편의 독립장편영화들을 비롯하여, 국내 유일의 핸드메이드 필름랩인 '스페이스 셀'에서 제작된 <핸드메이드 필름>, 인디음악과 독립영화의 특별한 만남이 기대되는 <음악과 독립영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익히 명성은 접했으되 볼 기회가 없었던 독립영화들이 수상작 회고전을 통해 상영된다. 또한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특별전은 칸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인 <열대병>을 비롯하여, 이 젊고 감각적인 태국감독이 선사하는 영화들 속으로 잠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밖에 오웬 샤피로 시라큐스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에게 독립영화제의 역할과 전망을 들어보는 Global View, 한국독립장편영화의 현실을 PD들의 수다로 짚어보는 세미나가 준비되어 있다.
한국청소년영화제, 금관단편영화제, 한국독립단편영화제의 전통을 이어온 siff는 한국독립영화협회가 위탁운영하면서 2002년부터 서울독립영화제로 개칭 해 독립영화제로서의 자리를 잡기 시작한 아주 오래된 독립영화제다.
2003년 siff에서 대상을 받은 <송환>의 극장 개봉과 대안 배급을 토대로 독립영화의 배급 문제가 주요한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독립영화 전용관을 비롯한 대안적인 상영공간에 대한 논의들이 현실화되면서, 현실적으로 많은 독립영화들이 필요한 상황이다.
siff에서는 현재 수상작 상영회를 각 지역에서 열면서, 영화제가 일회성의 이벤트로 영화를 상영하고 상을 주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안 배급의 가능성을 타진함과 동시에 독립영화의 담론형성과 그 담론의 대중화를 위한 역할을 담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영화제의 정체성과 위상을 독립영화인과 그리고 독립영화를 사랑하는 관객과 나누는 과정이 필요하다. 독립영화는 미래의 영화이기도 하면서, 영화의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다. siff는 그 거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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