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괴물 투수' 오타니 공략에 나서는 한국 야구대표팀 타자들이 일제히 상대의 직구에 승부수를 띄우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8일 오전 항공편을 이용해 대만 타이베이 송산공항을 출발, 일본 도쿄의 하네다공항에 도착했다.
대표팀은 지난 8일 일본 삿포로돔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일본의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의 구위에 눌려 0-5로 완패했다.
오타니는 6이닝 동안 대표팀 타선에 안타 2개와 볼넷 2개만 내주며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61㎞에 달했고, 포크볼 역시 최고 147㎞였다.
오타니의 '안방'인 삿포로돔에서 꼼짝없이 당한 대표팀은 19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열리는 4강전에서 선발로 나서는 오타니를 다시 만나게 됐다.
개막전에서 패한 뒤 당시 박병호(넥센)는 "오타니는 그의 직구에 모든 것을 맞춰야 공략할 수 있는 선수다. 다음에는 잘 대비하도록 하겠다"고 했고, 김현수(두산) 또한 "아예 못칠 공은 아니다. 타자들의 적응이 조금 늦었을 뿐이다"며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당시에는 뒤늦은 후회에 불과했지만 이제 바람이 현실이 됐다.
한국과 일본은 예선라운드를 거쳐 4강 외나무다리에서 다시 만났다. 고쿠보 히로키 일본 감독은 일본 매체들을 통해 다시 오타니를 4강전에 내보내겠다고 예고를 했다.
결전지인 도쿄에 입성한 대표팀 타자들은 타이밍을 잘 맞춰 오타니의 직구를 공략하겠다고 입을 모아 얘기했다.
이번 대회에서 5할 타율(12타수 6안타)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유격수 김재호(두산)는 "오타니와의 싸움은 타이밍이다. 직구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타율 0.571(7타수 4안타)을 기록 중인 민병헌(두산) 역시 "오타니를 상대할 때 포크볼이 잘 안보였다. 커브처럼 느리게 들어왔다. 결국에는 직구 싸움이다"고 밝혔다.
오타니에게 볼넷 2개를 얻어냈던 손아섭(롯데)은 "딱히 어떻게 얻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을 똑바로 보고 치기에 집중했다. 빠지는 공은 건들지 않았다. 이번에도 공을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경기를 치르면서 150㎞대 직구를 던지는 미국팀 투수들을 비롯해 KBO리그 보다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의 공에 적응했다. 거기에 이대호가 "평소 리그때보다 4~5㎞ 빠른 것 같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오타니는 개막전에서 실력 이상의 투구를 했다.
이제는 상황이 다르다. 한국이 설욕을 다짐하며 도전장을 내밀고 있고, 오타니와 일본은 쫓기는 입장이 됐다.
대표팀은 곧바로 숙소인 도쿄돔 호텔로 이동해 짐을 푼다. 이후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도쿄돔에서 훈련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