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부삼 기자]여권의 텃밭인 영남과 야권의 핵인 호남의 아성이 흔들리고 있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은 유승민 등 비박계 낙천파동으로 표심이 갈리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었던 호남은 국민의당 창당으로 표심이 갈려 각각 다여(多與), 다야(多野) 구도속에서 힘겨운 승부를 벌이게 됐다.
영호남은 여당과 야당에서 공천을 받기만 하면 통과의례 수준의 본선을 거쳐 배지를 달았던 지역이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본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이곳에서 새누리당과 더민주의 당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선거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영남에서는 비박계 낙천파동 끝에 새누리당을 탈당한 여권 성향 무소속 현역 의원들이 대거 출마하면서 곳곳에서 혼전이 빚어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유승민(동을), 주호영(수성을), 류성걸(동갑), 권은희(북갑) 의원이, 울산에서는 강길부(울주) 의원이, 경북에서는 김태환(구미을) 의원이, 경남에서는 조해진(밀양 의령함안창녕) 의원이 각각 무소속으로 나서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고 있다.
이중 유승민 의원의 지역구인 동을은 김무성 대표의 옥새투쟁으로 무공천돼 사실상 당선이 기정사실화됐다. 여기에 주호영·강길부 의원 등 다수의 무소속 후보들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거나 팽팽하게 경합하고 있다.
호남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거세게 맞붙고 있다. 박지원, 정동영, 천정배 등 호남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이번에는 대부분 국민의당 깃발로 출전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더민주로서는 텃밭을 얼마나 사수할 수 있을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은 광주에서만 천정배(서을), 박주선(동남을), 장병완(동남갑), 김동철(광산갑), 권은희(광산을) 의원 등 5명의 현역의원을 출전시킨 상태다.
전북에서는 장세환(전주을) 유성엽(정읍고창) 김관영(군산) 의원 등과 정동영(전주병) 전 의원, 조배숙(익산을) 의원 등이 도전한다. 전남에서도 박지원(목포), 주승용(여수을), 황주홍(고흥보성장흥강진) 의원과 박준영(영암무안신안) 전 전남지사 등이 나섰다.
더민주는 양향자(광주 서을) 후보 등 영입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워 '경제살리기'를 내걸고 바람몰이를 한다는 방침이지만 만만찮은 승부가 될 전망이다.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와 더민주 양향자 후보가 맞붙는 광주 서을, 전현직인 이용섭 권은희 후보가 맞붙는 광주 광산을 등이 관심 지역구다. 고교-대학 선후배인 정동영-김성주 후보가 맞붙는 전주병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영호남의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심상찮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과 더민주 모두 텃밭에서 극심한 지지율 하락세를 보였다.
리얼미터가 28일 발표한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2.0%p)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텃밭인 대구·경북에서 지지율이 전주에 비해 14.0%p(70.0%→56.0%) 떨어졌으며, 더민주는 광주·전라에서 6.1%p(34.8%→28.7%)의 지지율 하락세를 보였다.(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자신들의 텃밭으로 자부해온 영호남에서 무소속과 국민의당의 강한 견제를 어느정도 극복해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