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기안기금)의 신청 공고가 임박한 가운데 지원 업종 및 기업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위원회는 지난 4일 2차 회의를 열고 기금 운용 규정과 채권 발행 사안 등을 논의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기금 지원 신청 접수는 이르면 이번 주 시작되고, 재원마련을 위한 기금채권 발행은 이달 말께 시작될 전망이다.
운용심의위는 오는 11일 예정된 3차 회의에서 보다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 논의한다.
운용심의위 관계자는 "2차 회의에서는 기금 운용 규정과 운영 계획 등을 논의했고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그러나 어려움에 빠진 기업들이 부도위기를 넘길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확정해 지원을 해야한다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현재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동성 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많은 만큼 어떤 기업들이 신청하고, 받게 될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크다.
정부는 항공·해운 등 2개 업종으로 우선적으로 지원하되, 타 업종은 부처간 협의를 거쳐 추가할 수 있도록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기안기금의 첫 수혜자로 대한항공을 예상하고 있다.
정부는 기안기금 설치에 앞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대한항공에 지원한 1조2000억원의 자금을 기금으로 이관키로 방침을 정했다. 다만 정부는 대한항공에 추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1조원 안팎을 기금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은 약 4조 원에 이른다. 채권단도 앞서 대한항공의 유동성 부족 규모를 3조8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운용심의위 관계자는 "아직 신청 공고가 나가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한항공에 대한 지원 논의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조만간 공고를 내고 기안기금 신청을 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면밀하게 검토, 신속하게 지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외 자금 지원이 절실한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지원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총 차입금 5000억원, 근로자수 300인 이상 기업이라는 지원 요건에 부합하는 LCC는 제주항공과 에어부산 정도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LCC들의 경우 기안기금 보다는 프라이머리 자산담보부증권(P-CBO)과 저신용등급 회사채 매입기구(SPV) 등 기존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영난으로 벼랑 끝에 몰린 쌍용자동차도 기금 지원 대상에 포함될지 시장의 관심이 높다. 금융권에 따르면 쌍용차는 기안기금으로 2000억원 가량을 확보하고,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산업은행 차입금 900억원에 대한 상환 연장을 요청하는 계획을 세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금 지원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지는 않아 보인다. 정부가 코로나19 이전에 부실이 발생한 기업은 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 주채권은행 중심의 기업회생프로그램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앞서 "쌍용자동차의 기안기금 지원 여부는 채권단이 판단할 문제"라며 "다만 쌍용차의 어려움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것인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