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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멜 깁슨의 무지막지한 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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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가 지상에 머문 마지막 12시간의 수난사를 재현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현재 미국 영화계와 종교계의 최대 이슈다. 이 영화를 둘러싼 뜨거운 논란의 중심은 반유대주의 정서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의 연출과 제작, 각색까지 겸한 배우 멜 깁슨은 유대계의 항의와 테러위협을 숱하게 받았다.

끔찍한 장면 묘사도 문제가 됐다. 기독교를 상업화하는 센세이셔널리즘이라는 비난과 예수의 수난에 대한 생생한 리얼리즘이라는 찬사가 충돌했다. 영화를 관람하던 미국의 한 관객은 극장에서 심장마비로 사망에 이르기까지 했다. 이 모든 사건과 상황은 결론적으로 멜 깁슨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실미도’가 그랬듯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영화적 평가 이전에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고,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시각적 자극, 종교적 성스러움으로 교묘히 전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명백한 종교 영화다. 종교를 소재로 한 영화가 아니라, 종교를 위한 영화다. 그리스도 최후의 수난 과정은 성경에서도 가장 극적이고 자극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상업적 채택으로 적당하지만, 종교적인 의미도 깊다. 예수가 신의 메시지를 전하는 전달자에서 신앙의 대상으로 반전된 순간이 바로 십자가 처형이기 때문이다. 기독교 세계관 속에서는 예수의 핏빛 희생 자체가 구원의 메시지가 될 수 있다. 기독교인과 대부분이 기독교 신자인 미국의 주류에게 예수의 처참한 수난 장면은 종교적 각성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이 영화의 잔인함은 웬만한 고어 영화를 능가한다. 스타도 특별한 드라마도 대사도 없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예수가 매질 당하는 장면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철 뭉치를 매단 채찍에 툭툭 뜯겨져나가는 예수의 살점이나 가시 왕관을 머리에 박을 때 솟구쳐 나오는 핏줄기, 손바닥 한 가운데 굵은 못을 박는 장면 등 극사실주의 묘사들은 두 눈뜨고 보기 힘들만큼 잔혹하다. 극장을 뛰쳐나가고 구토하고 심장마비를 일으킬만한 요소가 충분히 존재한다. ‘엑소시스트가’ 그랬듯, 기독교 세계관이 지배하는 미국에서 그 충격은 상당할 것이다.

하지만, 충격의 성격은 ‘엑소시스트’와 다르다. 신앙의 위협이나 사회적 붕괴가 아닌, 단순한 시각적 충격이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를 장악하고 있다. 시각적 자극은 교묘하게 종교적 성스러움으로 연결돼 센세이셔널리즘의 혐의를 애초부터 방지한다. 이 지점에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왜 영화에 포함되는 종교가 아니라, 종교에 포함되는 영화인지 설명된다. 보편적인 기독교 메시지를 통찰력이 아닌, 자극적 영상으로 밀어 부친다. 감정이입의 무지막지한 강요다.


포장은 리얼리즘, 내용은 헐리우드
영화 속 모든 출연자들은 그리스도 시대 당시에 실제로 쓰였던 아람어, 라틴어로 대화한다. 전체 촬영은 이탈리아에서 이루어졌으며, 고증을 거쳐 당대 공간을 그대로 살려냈다. 잔인한 채찍질과 십자가 처형 장면 등을 표현하는 효과와 분장은 실감난다. 세밀한 극사실주의 영상은 대사나 스토리 라인 없는 이 영화에 긴장감을 부여한다.

그렇다고 리얼리즘 정신을 담아낸 것은 아니다. 장면 묘사는 불편하기 이를 데 없지만, 영화를 관통하는 정서는 편안하고 익숙하다. 기법적으로도 사무라이 영화, 갱스터, 무협물 등의 장르영화와 같이 슬로우 모션과 클로우즈 업이 남발된다.

선악의 대립이라는 이분법적 구도 또한 은근히 살아있다. 교회에서 공연되는 크리스마스 연극보다 조금 세련된 분장을 한 악마가 예수를 유혹하고, 예수를 처형하는 로마 병사는 가학적 쾌감의 광기에 휩싸인 비인간적 존재로 그려진다. 논란이 됐던 유대인들의 모습 또한 예수의 처형을 놓고 고민하는 집정관 빌라도와 대립을 이루며 ‘악’으로 비춰질 만큼 단순하게 묘사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반해 예수의 부활은 미국 슈퍼 히어로들처럼 영웅적인 이미지다.

더욱 감상적이고 직설적인 부분은 예수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시킨 작위적 플래쉬백들이다. 예수와 마리아의 따뜻했던 한때들을 보여주는 회상 장면들은 모성이라는 신파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대표적 장치다. 멜 깁슨은 의식했든 안 했든 지극히 헐리우드적인 방법으로 예수의 수난을 읽어낸다.

기독교인들은 자막 없이도 영화를 거의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익숙한 성서의 내용을 고스란히 재현했다. 이 영화를 통해 종교적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성서에서 찾을 수 없는 새로운 답은 없다. 상업적인 설정 외에 성서에 대한 진보적 해석은 담겨있지 않다. 기독교 신자가 아니라면 상황과 인물을 이해할 수 없는 대목도 종종 있다. 비기독교인에게 이 영화는 인간의 가학성과 피학성에 대한 질문에 사로잡히게 하는 엉뚱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예수 그리스도 역은 ‘몬테크리스토 백작’ 등에 출연한 짐 카비젤이, 성모마리아 역은 이탈리아 여배우 마이아 모겐스턴이, 막달라 마리아는 모니카 벨루치가 맡아 열연했다. 배우의 역할은 별로 없다. 피와 살점 끔찍한 음향 효과가 주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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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 문 닫을까 말까?·마지막 늑대
감독 : 구자홍 / 주연 : 양동근, 황정민, 장항선


강력계 형사 최철권은 밥 먹을 시간도 아껴가며 범인 검거에만 열을 올려왔지만 문득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끼고 쉬기 위해 조용한 무위마을로 온다. 농사 짓다 서른 넘어 겨우 순경이 된 고정식은 경찰영웅이 꿈이다. 하지만 그가 배정 받은 곳은 전체 주민이 서른 명도 안 되는 무위마을. 어느날 무위파출소에 날아온 공문 한 장으로 이 둘의 갈등은 시작된다. 주민이 적고 범죄발생률이 낮은 파출소를 폐쇄하고 폐쇄된 파출소의 경찰들은 서울로 발령, 범죄와의 전쟁에 투입한다는 정부 방침이 내려진 것이다.


영혼의 비상을 꿈꾸다·미 소
감독 : 박경희 / 주연 : 추상미, 송일곤


사진작가인 소정은 어느날 자신이 튜블러비전(망막색소변성증)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는다. 시야가 계속 좁혀들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병. 그러나 1, 2년 안에 실명을 할지 10년, 20년이 걸릴지 알 수가 없다. 삶이 불확실해지고 마음이 불안해지자, 그녀는 애인 지석과의 유학 계획도 취소하고 결별한다. 할머니의 장례로 고향에 들른 그녀는 지친 심신을 쉬고 싶어 하지만 가족 속에 내재한 불화에 도망치듯 서울로 돌아오고 만다. 임순례 감독의 프로듀서 데뷔작이자 송일곤 감독의 배우 데뷔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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