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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요부와 성녀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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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살펴보았듯 유독 여간첩은 드라마틱한 고정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언론에서 간첩을 냉혈한으로 그릴 수도 있고 이데올로기의 희생자로 포장할 수도 있다. 간첩의 이미지는 때로는 정치적 목적에 따라, 때로는 언론의 상업적 이익에 따라 과장되기 마련이다. 여성이라는 성적 정체성은 특히 이 같은 의도에 따라 이용되기 좋은 소재였다.
치명적 매력에 대한 대중적 공포
여간첩은 대체로 팜므파탈로 각인돼 있다. 여자 스파이의 대명사인 마타하리의 이미지는 여자 정보원에 대한 대중의 고정관념을 가장 잘 설명한다. 고급 창녀였던 마타하리가 섹스를 이용해 고위급 간부들과 접촉, 기밀을 빼낸 행위는 여성의 치명적 매력에 대한 대중적 공포심을 가장 극적으로 압축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미인계에 현혹돼 기밀을 흘리는 멍청한 보안 지킴이들의 존재는 미모의 여간첩보다 더 비현실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첩에게 이용당한 고위급의 ‘그들’에 대해선 관심조차 거의 없는 반면, 마타하리로 대표되는 여간첩은 사악한 요부로 기억된다. 이렇게 포장하면 많은 희생자를 낸 전쟁에 대한 책임을 한 여성에게 모두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원정화 사건도 원정화에게 간첩 활동 편의와 정보를 제공한 남성들은 신원조차 공개되지 않은 반면 당사자는 얼굴마저 모두 노출됐다. 언론에 가장 핵심적으로 거론된 것은 북에 넘어간 정보들이 보안에 얼마나 위협적인 것인가는 사항이 아니라 성적 행각이었다.
미모에 따라 갈리는 운명
언론은 ‘미모의 여간첩’이라는 진부한 수식어를 그녀에게 붙였다. 하지만 네티즌은 그녀의 스파이 노릇보다 미인이 아니라는 점에 더 충격을 받은 듯한 인상이다. 이에 대해 변명하듯 군 당국은 “여간첩 원정화는 158센티미터의 키에, 말투가 거칠고 그리 예쁜 얼굴이 아니었지만 황 대위가 여자를 사귀어본 경험이 없어 누나 같은 마음을 가졌을 것”이란 설명을 붙였다. 간첩활동에서 성이 도구가 아니면 안 된다는 수사기관의 강박관념마저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섹스를 팔아 정보를 챙기는 요부의 대척점에 희생양의 이미지 또한 여간첩을 따라다닌다. 사랑의 희생자라는 동정이 붙었던 김수임, 순결한 미인으로 묘사된 김현희 등이 대표적 사례다. 김현희가 악녀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면 운명이 달라졌음은 그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김현희의 외모는 공포심으로 반공 의식을 고취시키기에 적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약한 여성을 살인마로 만든 북한 사상의 냉혹함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기 적당했다.
여간첩은 이처럼 정부와 언론, 대중적 무의식 속에서 실체와는 거리가 있는 이미지로 각인된다. 하지만, 대중의 의식이 성장한 탓인지 그녀의 외모가 드라마틱하지 않은 탓인지 원정화는 언론의 자극적 보도에도 불구하고 쉽게 전형화되지는 않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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