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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위계질서를 위해 때리고 ‥ 女운동선수 성폭력 경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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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중고교 운동선수 상당수가 코치나 선배들에게 폭력을 당하고 심지어는 선배로부터 성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인권위원회는 19일 오전 10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2에서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중고교 학생선수의 학습권, 폭력, 성폭력 실태를 중심으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전국 중 · 고교 학생선수의 학습권, 폭력, 성폭력 실태 전반에 관해 진행된 국내 최초의 포괄적 인권 실태 조사 보고서이며, 실태조사를 진행한 이화여대 산학협력단은 이번 조사를 위해 지난 5월 2일부터 11월 1일까지 6개월동안 전국 중 · 고교 남녀 학생선수 1,139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특히 30여명에게는 심층 면접을 했고, 전문가 10인에 대한 인터뷰 등을 진행했다.
이번 실태조사 보고서에서 드러난 학원스포츠 인권 실태를 보면 전체 학생선수의 78.8%가 언어적,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훈련과 상관없이 욕설 또는 폭력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25%의 학생들은 일주일에 1~2번 이상, 5%의 학생들은 매일 폭력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폭력으로 인한 피해의 영향은 “운동을 그만두고 싶게 만든다”는 응답이 56.4%로 가장 높고, “화가 난다”는 응답이 45.3%였으며, 경기력 향상 등 폭력 필요성을 합리화했던 일반 통념과 달리 “연습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0.1%에 불과했다.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응답은 여학생이 66.4%, 남학생이 47.1%로 폭력이 여성선수에게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된 폭력의 행위자는 코치, 선배 순으로 나타났는데, 지도자의 폭력이 학생선수들 사이의 폭력과 구타 문화를 재생산하는 주요한 요인으로 작동한 결과로 분석되고, 폭력의 주된 발생 장소는 훈련장과 합숙장소로 나타났다.
이들 운동선수들에게 성폭력 또한 위험수위에 올라있었다.
성폭력 피해의 경우, 전체 조사대상자의 63.8%가 성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유형별로는 언어적 성희롱이 58.3%로 가장 높았고, 강제추행도 25.4%로 높았으며 심지어 강간 및 강제적 성관계 요구 사례도 각각 1%(12명)와 1.5%(17명)로 나타났다.
피해 장소는 주로 합숙소나 기숙사였으며, 특히 친구, 선후배 사이의 성폭력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 이에 대한 별도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태다.
성폭력 피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응답 역시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가 46.7%, “화가 난다”가 45.9%, “수치스럽고 모욕감을 느낀다”가 41.8%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화가 난다”는 응답이 53.1%로 가장 많은 반면 여학생은 “운동을 그만두고 싶다”는 응답이 54.7%로 여학생이 성폭력 피해에 더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폭력에 비해 성폭력에 대한 대처는 적극적인 편으로 나타났는데 59.6%가 “싫다고 분명히 말하고 하지 말라고 요구한다”, 43.3%는 “가족, 선생님, 친구 등 주위의 도움을 구한다”, 30.1%는 “화를 내고 자리를 떠난다”고 응답했다. 이는 폭력의 경우는 체벌로 인식해 수용성이 높지만 성폭력은 그렇지 않다고 인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성폭력에 대처하지 않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33.2%가 “불만을 말하면 선수생활에 불리할 것 같아서”, 16.3%는 “그런 이유로 운동부를 그만두고 싶지 않아서”라고 대답해 운동선수 생활에 대한 위협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31.9%는 “수치스럽고 당황해서”, 29.7%는 “어떻게 대응할지 몰라서”, 29.5%는 “말해도 바뀌지 않을 것 같아서”라고 응답하여 피해 현장에서 학생선수들이 적절한 대응 방식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으며, 문제제기를 하더라도 제대로 된 해결책이 없다는 현실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운동선수들의 가장 심각한 것은 학습권 실태였다.
국가인권위 실태조사 결과 중, 고교 학생선수들의 정규수업 참여시간은 시합이 있을 때 평균 2시간, 시합이 없을 때는 4.4시간 정도로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82.1%의 학생들이 수업결손에 대한 보충수업은 받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많은 학생선수들이 오전 수업 정도를 들어가지만, 그마저도 전지훈련이나 대회 참가를 하고 오면 진도를 못 따라가기 때문에 실제 수업 참여는 하지 않고 인터넷을 하거나 잠을 잔다는 진술을 하고 있다.
특히,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되는 전국소년체전 참가는 운동부 학생들이 공부를 포기하게 되는 출발점이 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과외 공부를 하거나 보충 공부를 하려 해도 일부 지도자는 오히려 눈치를 주고, 일부 체육고의 경우는 아예 교과과정에서 상당수 교과의 교육을 생략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학습을 이수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진술도 나타나고 있다. 심지어 어떤 고등학생선수는 스스로를 ‘더하기 빼기’부터 처음부터 다시 공부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이번 실태조사로 나타난 학생선수 인권 관련 정책이 여전히 미흡하고, 특히 폭력, 성폭력 예방 및 피해자 지원 정책이 시급함을 드러내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결과와 기존 정책에 대한 평가를 통해 ▲ ‘인권적 관점’에 입각한 학원스포츠 정책 전환, ▲ 인권침해 예방 및 인식 개선 정책 마련, ▲ 피해자 보호 및 지원 정책을 병행하는 <학생선수 인권 종합대책>을 제시하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2007년 인권위 권고안에 마련된 폭력, 성폭력 예방 및 학습권 보장 등 학생 선수 인권 향상을 위해 ▲ 최저학업기준인정제, ▲ 체육특기자제도 개선, ▲ 수업 결손 금지, ▲ 합숙소 개선, 전국(소년) 체육대회 개선 및 유소년 축제로 전환, ▲ 학교스포츠클럽 활성화 등의 강력한 집행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인권위는 “학원스포츠 폭력의 개선을 위해서는 모두가 선후배간의 위계질서와 ‘군기 잡기’ 등 비공식적 형태의 폭력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인권위는 이번 보고서의 정책제언을 바탕으로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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