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 협곡 일대에서 서서히 잦아들던 산불이 일요일인 16일(현지시간)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수천명의 주민들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주 당국이 발표했다.
이날 아침만 해도 다소 선선해진 날씨 덕분에 한숨 돌리던 소방대원들은 오후에 들어서면서 화염이 다시 거세게 불붙기 시작하면서 가파른 협곡으로 타오르는 불길과 싸워야 했다. 이 지역은 거의 50년 동안 타지 않고 쌓여있던 낙엽과 잔가지 등이 많은데다가 바싹 말라있어서 끊임없이 산불이 재발화하는 곳이라고 로스앤젤레스 소방대는 밝혔다.
마가렛 스튜어트 LA소방대 대변인은 "우리는 이 곳에서 점점 더 산불 활동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 14일 산타모니카 산맥에서 한 밤중에 시작된 산불은 아직까지는 큰 건물피해나 사상자 발생없어 번져가고 있다.
토팡가 캐년 지대에서는 1000명 내외의 주민들이 화염이 가까이 접근해 오면서 대피령을 받았지만 15일에는 불꽃이 대부분 잦아 들었다가 오후에 다시 발화했다.
이 곳의 산불로 101번 고속도로 부근 일대에는 엄청난 연기가 하늘을 뒤 덮었고 여러 지역에 걸쳐서 산불의 재가 비처럼 쏟아져 도로면과 지상을 덮기도 했다.
16일 정오쯤에는 이 부근의 5.1 평방킬로미터가 모두 초토화되었고 불길이 제대로 잡힌 곳은 아직 없다.
로스앤젤레스 일대에는 최근 몇 달 동안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아서 가뜩이나 마르고 갈라진 땅이 산불위험도를 더욱 높여놓고 있다.
하지만 토팡가 주립공원 부근의 산불은 방화 정황이 포착되어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방화용의자 비슷한 인물이 목격되었다는 것이다.
이 지역은 경사가 급하고 험준한 산지가 많아서 소방대는 주로 항공기로 물을 퍼다가 살포하는 방식의 진화를 하고 있다. 그 나마 지상의 진화작업에 방해가 되지 않게 하려면 어려움이 많다고 소방대원들은 토로한다 .
토팡가 캐년은 로스앤젤레스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32km떨어진, 말리부와의 경계선 부근에 있는 협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