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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와 공감의 이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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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감수성으로 위로와 공감을 건네는 프랑스 작가 사미 브리스(Samy Briss)와 실뱅 트램블레 (Sylvain Tremblay)의 수작들을 한국에서 만난다. 3월10일까지 서울 청담동 오패라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2인전은 시간과 장소를 넘어선다는 의미의 ‘타임리스 (timeless)’라는 이름이 붙어졌다.
가면을 내려놓는 편안함, 브리스
사미 브리스는 1930년 루마니아 출신으로, 부카레스트 미술학교에서 구스타브 모로의 제자인 카미유 르수의 사사를 받았다. 1967년 이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정착해 이 도시를 그의 예술적 고향으로 삼는다. 작품의 기저를 이루는 정적이고 경건한 분위기나 인물의 눈가에 절제된 애잔한 감정은 이스라엘에 남아있는 비잔틴 양식의 영향으로 볼 수 있으며, 주제에 있어서도 성경의 이야기나 성모의 이미지를 차용한 작품들을 다수 제작했다. 하지만 지역적인 맥락에서 출발한 그의 작품들은 마치 종교나 역사의 가르침이 그러한 것처럼 인류의 보편적인 감성을 건드리며 이스라엘을 넘어서 유럽 미주 아시아 지역으로까지 그 감동을 전하게 된다. 1970년대 텔 아비브에 수 많은 공공조각과 벽화를 제작한 데 이어, 프랑스 영국 네덜란드 룩상부르그 독일 스위스 미국 캐나다 등지에서 다수의 개인전을 열었으며 현재는 파리에서 거주하며 작업 중이다.
브리스의 작품이 전해주는 감동은 바로 ‘위로’다. 작품에 등장하는 소재는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인물과 사소한 사물들이지만, 작은 꿈과 희망을 담고 있다. ‘하늘을 날으는 세 마리의 물고기’, ‘부드러운 여인’, ‘확신’ 등 하늘을 날으는 물고기, 엄마 품에 안겨있는 아이, 서로 꼭 껴안고 있는 두 남녀, 이들의 모습 속에 관객은 자기 자신의 감정을 이입해 하늘을 날기도 하고 사랑의 감정을 되새기기도 한다. ‘머리를 가득 채운 새’에는 머리 속을 자유롭게 나르고 있는 여러 마리의 파란 새들이 등장한다. 자유롭고 푸른 희망을 상징하는 새가 머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인물, 그는 자유를 갈망할 뿐만 아니라 이미 새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
작품 앞에 선 관객은 익숙한 동네 밤 하늘을 나는 푸르고 희망찬 유선형의 존재가 돼 공기를 가르는 지느러미의 느낌, 밤바람의 부드러움과 같은 한번도 경험하지 않았지만 꿈 속에서 느껴본 것 같은 영혼의 공감을 나누게 된다. 브리스의 작품에는 아무도 없는 곳에서 비로소 남들을 위해 썼던 가면을 잠시 내려놓고 맨 얼굴의 나를 드러낼 수 있는 편안함과 여유가 담겨있다.
찬란한 고독, 트렘블레
한편 트렘블레의 작품에서도 구체적인 시간과 장소속의 한 인물이 아니라, 어떤 보편적 문맥속에 있는 인류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결정의 순간’이나 ‘정원에서의 한가로운 휴식’, ‘비젼을 향해 계속 나아가며’ 등 그의 작품에 등장한 인물은 마치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무언가에 골똘히 몰두해 있는 모습이다. 그 몰입의 시간은 초침의 움직임으로 계량할 수 있는 현실의 시간이 아니라 순간이라고도 혹은 영원이라고도 할 수 있는 존재를 넘어선 시간이다. 창조가 일어나는 순간, 혼자 오롯이 서 있는 작품 속 인물들은 시간을 초월한 듯한 여유로움을 가지고 있다.
인물의 머리 뒤로 배치되어 있는 거대한 구름덩어리들은 셀 수 없는 시간의 깊이를 암시하고 있다. 배경에 그려진 클림트의 그림 못지않은 화려한 색채의 기하학적 무늬나 자연스럽게 퍼지는 것 같은 색의 그라데이션은 화면 전체에 화려하고 신비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반면 배경에는 색이 충분히 살아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함으로써 고독함과 찬란함의 강한 대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캔버스 위에 그려져 있지만 부조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만큼 두껍게 칠해진 독특한 화면표현은 작품을 회화로도 조각으로도 볼 수 있게 한다. 화면 위에 균일하게 발라진 반짝거리는 재질은 다른 여느 작가의 작품들과는 다른 트렘블레의 독특한 스타일을 확립하는 포인트다. 이처럼 트렘블레의 작품은 풍부함과 빈약함, 강과 약의 절정을 오가며 관객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들이는 힘을 지니고 있다.
가늘고 긴데다가 안료에 미디엄을 섞은 독특한 재료 덕분에 마치 자코메티의 조각처럼 화면 앞으로 두드러진 인물들은 외롭지만 낯선 모습은 아니다. 누구나 내면에 간직하고 있을 홀로 있을 때의 순간, 외롭고 쓸쓸하거나 허무하고 고독할 수도 있으나 반대로 고요하고 충만할 수도 있는 순간을 포착하고 있다. 그래서 브리스의 작품이 ‘위로’를 건네며 우리를 감싸안는 것 같은 느낌에 빠지게 만든다면, 트렘블레의 작품은 ‘공감’의 마력을 발휘한다.
찰나를 영원으로 고착시키는 힘
실벵 트렘블레는 1966년 캐나다 퀘백 출신으로 생포이 미술학교에서 그래픽 아트를 전공했다. 퀘백 환경부 주최 포스터 디자인 대회를 비롯해 수 많은 포스터 디자인 부분에서 수상하며 상업미술 영역에서 활동했다. 순수미술창작에 대한 애정으로 전업 작가가 되기로 결심하고 창작활동을 시작하게 되는데 디자인을 통해 쌓은 뛰어난 감각과 남들이 쉽게 따라할 수 없는 반짝거리는 독특한 기법으로 금새 주목받게 됐다. 뉴욕 마이애미 로스 엔젤레스 등 북미대륙은 물론 파리 런던 등 유럽의 여러 도시에서 인정받으며 오늘날에는 캐나다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 잡게 됐다. 최근에는 아시아 지역에서도 그 지명도를 높이며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종교나 역사의 가르침이 시간이 지나서도 영속적으로 후대의 사람들에게 교훈과 감동을 줄 수 있는 것처럼, 사미 브리스와 실뱅 트램블레의 작품 역시 ‘위로’(브리스)와 ‘공감’(트렘블레)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지역적인 한계를 넘어서 세계인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이 두 작가는 주로 인물을 그리되, 구체적인 한 인물의 표상이 아니라 ‘여인’, ‘친구’, ‘어머니’와 같이 상황과 문맥을 초월한 인간의 모습을 재현해내고 있다. ‘평화’, ‘고뇌’, ‘기쁨’, ‘희망’과 같은 인류 보편의 감정을 담아내고 있는 이들의 작품은 찰나를 영원으로 고착시키는 힘을 보여주고 있으며, 시간과 장소를 넘어서는 ‘Timeless’ 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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