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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손에 손잡고’ 희망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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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손잡고’ 희망을 노래한다



전국 방방곡곡 자선공연 펼치는 그룹 ‘코리아나’ 리드싱어 홍화자


목도리로 얼굴 절반을 가리고 동동거리며 발걸음을 재촉했던 작년 12월1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호텔 공연장은 추운 바깥 공기가
무색하게 매우 후끈했다. 청소년 기금마련 행사 준비가 한창이던 무대 위, 작은 체구의 한 여성이 온 정열을 다해 열창을 하고 있었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는 팝송 ‘마이 웨이(My Way)’. 그녀의 노래 소리는 마치 고단한 인생을 돌이켜보며 ‘그래도 난 이렇게 당당히
살았노라’고 외쳐대는 것 같았다.









'손에 손잡고'로 유명한 그룹 '코리아나'의 리드싱어 홍화자 씨는 전국을 다니며 소외된 이웃을 위한 자선공연을 펼치고 있다.
돈 없는 아들도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그들을 위한 무대에 서는 것이 진정한 국민가수라는 생각에서다.

‘코리아나’에서 홍화자로

홍화자. 이름은 낯설지만 그녀의 얼굴은 매우 낯익다. 그도 그럴 것이 88서울올림픽 주제가 ‘손에 손잡고’를 부른 그룹 ‘코리아나’의
리드싱어이기 때문이다. EXPO, 월드컵, 동계 올림픽 등 우리나라의 굵직굵직한 행사 때면 언제나 대표가수로 무대에 서던 그녀가 지금은
혼자서 노래를 하고 있다.



“코리아나가 해체됐냐고 많이들 물어봐요. 각자 사업 등으로 바빠서 따로 활동하긴 하지만 해체하진 않았어요. 큰 공연이 있을 땐 당연히
함께 무대에 서죠. 전 다른 일은 할 줄 아는 게 없어 보통 때도 이렇게 노래를 하고 있어요.”



‘코리아나’의 이름이 늘 따라다니지만 4년 전부터 그녀는 자신의 이름 ‘홍화자’를 내걸고 공연을 벌이고 있다. 그녀가 주로 서는 무대는
장애인이나 청소년을 위한 자선공연. 올해만 해도 경주 진해 마산 대전 등지에서 공연을 가졌다.



“그동안 큰 무대에만 서느라 우리나라 구석구석은 못 가봤어요. 이제야 멀리 시골도 가보고 ‘진짜 사람냄새가 이런 거구나’하고 느끼고 있죠.
오랜 가수생활 끝에 또 다른 기쁨을 얻고 있는 중이에요.”


진정한 국민가수로 거듭나기

그녀가 소외된 이웃을 찾아다니며 노래하고 함께 어우러지는 것은 ‘진정한 국민가수란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 도출된 결론이다. 콘서트가
적건 많건 돈 있는 자들의 ‘특권’이라면 그녀는 땡전 한푼 없는 이들에게도 이 ‘특권’을 주고 싶었다.



“지방에 가면 혹시 이미테이션 가수가 아닐까하는 의심을 받곤 해요. 설마 코리아나가 여기까지 왔을 리 없다나요. 하지만 제가 노래를 시작하면
다들 ‘어, 진짜다’하며 놀래요. 특히 88올림픽을 지나온 세대들은 매우 반가워하고 좋아하죠.”



지방공연을 다니면서 그녀가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바로 ‘정(情)’. 공연을 끝내고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그녀가 “된장찌개 너무 맛있다”고
한마디하면 주인들이 된장을 가득 담아 선물한다. 동네 아낙네들의 인심이야 두말할 것도 없다. 박카스 한 병을 건네주며 고맙다는 인사에서부터
집에서 싸가지고 온 김치나 고추장을 한아름 안겨주는 것이 예사다. 돈보다 더 귀한 ‘티켓 값’을 받는 셈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도 인정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느껴요. 그들이 준 정성 때문에 보약 한 첩 안 먹고도 이렇게 펄펄 뛰면서 노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난 12월 17일 (사)밝은청소년지원센터 주관, 청소년 지원 기금마련 행사에 참여한 홍씨. 그녀는 이날 유진 박의 바이올린
연주에 맞춰 '마이 웨이(My Way)'와 '빅토리(Victory)' 등을 열창했다.

노래로 ‘속죄’하는 아들에 대한 미안함

그녀는 특히 청소년을 위한 무대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대학입시 등의 중압감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청소년들의 숨통을 잠시나마 트이게 하고
싶기 때문이다. 이렇다할 해소 창구가 없는 그들에게 응원의 노래를 불러주고 “항상 긍정적 사고를 가지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발로 뛸 것”을 당부한다. 때로는 교사들에게 “대학만을 강요하지 마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학생들 앞에 설 때 그녀는 단순한 가수로서 서는 것이 아닌, 그들을 자식이라 생각하는 한 명의 ‘어머니’로서 무대에 선다. 그녀가 청소년에
대한 마음이 각별한 것, 그것은 어쩌면 두 아들에 대한 미안함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



“30년 넘게 외국에서 활동했습니다. 그동안 두 아이를 낳았고, 도저히 함께 데리고 다닐 수 없어 한국에 있는 어머니께 맡겼습니다. 20년
동안을 떨어져 살았죠.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눈물이 납니다.”



부모 없이 자랐지만 너무나 올바르게 자라 이제는 각자 버젓한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아들들이 참으로 대견하고 자랑스러워 그녀는
그 고마움을 대신 다른 청소년들에게 되갚고 있는 것이다. 한창 예민한 사춘기 시절, 곁에서 지켜주고 함께 하지 못했던 아들들에 대한 미안함을
그녀는 지금 그 시기 아이들에게 노래로서 ‘속죄’하고 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이젠 더 이상 제 인생에서 바라는 건 없어요. 살만큼 살았고 힘들었지만 하고 싶은 일도 했죠. 그저 한가지 소원이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아프지 않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코리아나’라는 이름으로 활동했기 때문인지 나라 걱정을 안할래야 안할 수가 없다는 그녀는 힘들어하는 서민들을 볼 때마다 복장이 터진다.
가난 때문에 거리로 내몰리고 자살하는 이들이 많은 요즘엔 정말이지 화도 나고 가슴이 미어진다.



“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노래밖에 없네요. 잠시나마 그들에게 따뜻한 위안이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고마울 것 같은데…. 목소리가
나오는 한 어디든 달려가 노래할 겁니다.”



조금은 비장한 얼굴로 말을 마친 그녀는 서둘러 자리를 떴다. 오랜 기간 해외에서 활동할 때도 매일 밥과 김치를 챙겨 먹었다는 그녀는 “밥심이
있어야 노래가 잘 나온다”며 식당으로 향했다. 본 공연 때 최고의 무대, 힘이 넘치는 무대를 선사하기 위해서다. 그녀는 웃으며 마지막
인사를 청했다.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라는 말이 있죠? 저도 이제 사라지고 잊혀져갑니다. 하지만 그전에 소외되고 외로운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렇게 노래할 겁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자신의 길을 포기하지 마십시오. 언젠간 결실을 맺을 겁니다. 마이
웨이!”



안지연 기자 moon@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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