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29일 밤(현지시간) 7년 임기의 대통령직에 재선돼 국가 신용을 손상시킬 위험을 초래한 정당 지도자들에 의한 정치적 교착 상태를 종식시켰다.
80살의 마타렐라 대통령은 재집권을 원치 않는다고 말해 왔으나 엿새 동안 7차례에 걸친 대통령 선출 선거에서 대통령 선출이 실패하자 마음을 바꿔달라는 의원들의 간청을 받아들였다.
마타렐라가 이날 8차 투표에서 1009명의 선거인단으로부터 당선에 필요한 최소 505표 확보, 당선이 확정되자 의원들의 박수갈채로 일시 개표가 중단되기도 했다. 이후 계속된 개표에서 마타렐라의 득표 수는 670표를 넘어섰다.
2월3일 임기가 끝날 예정이던 마타렐라 대통령은 재임을 원치 않는다고 거듭 말했고, 대통령궁에서 이사하기 위해 로마에 있는 아파트를 임대하기도 했다.
전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이자 코로나19로 인한 통합정부를 이끌고 있는 마리오 드라기 총리가 대통령직에 도전했지만 조기 총선을 부를 것이라는 일부 당 지도자들의 반발로 좌초됐다.
엔리코 레타 민주당 대표는 마타렐라의 복귀 의지는 "나라에 대한 관용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마테오 렌지 전 총리는 금융시장을 안심시키는 드라기 총리와 마타렐라 대통령의 현 지도부를 바꿀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역시 대통령직 출마를 선언했다가 포기한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역시 "오늘날 통합은 위대한 희생을 요구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의 모습에서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좌파 정당을 이끌고 있는 로베르토 스페란자 보건장관은 마타렐라의 재선은 "이탈리아의 안정적 상황"을 위해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5성운동의 주세페 콘테 대표는 "마타렐라는 권위 있으면서도 공정한 모든 사람들의 보증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