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내가 표적 1호 안다…나와 가족 우크라에 남아있다"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미국이 러시아군에 체포당하거나 살해될 위협에 처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피신 방안 등을 준비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이 지금 이를 거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5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러시아가 최우선 제거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경고를 전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한 보좌관에 따르면 러시아 침공 위협이 고조됐던 지난 1월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이러한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당국은 러시아가 젤렌스키를 체포한다면 그를 외부와 차단하거나 양보를 강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애덤 시프(민주당 캘리포니아) 미국 하원 정보위원장은 "우리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생명과 안녕에 대한 위협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그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측의 제거 위협을 인지하면서 조국에 남아있기를 선택했다.
앞서 지난 24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영상 연설을 올려 "적군 공작원들이 키예프에 진입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키예프 시민들은 조심하고, 통금을 준수하라"고 당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정보에 따르면 적군은 나를 표적 1호로 지목했다. 내 가족은 2호다"라며 "그들은 우크라이나 국가수반을 무너뜨려 우크라이나를 정치적으로 파괴하길 원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그러나 나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정부 구역에 남아 중앙 정부에 필요한 일을 계속할 것"이라며, 가족들도 우크라이나에 남아 있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내 가족들은 배신자가 아니라, 우크라이나 시민들이다"라며 "다만 그들이 어디 있는지는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