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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주5일제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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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 상가옆 한 의류공장에서 여성 근로자들이 찜통같은 더위에도 좁은 공간에서 일을 하고 있다.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없음

월급은 쥐꼬리, 빨간날 쉬는 것도 감지덕지... 되레 '역풍' 맞기도

지난 7월10일 토요일 오전. 대기업과 은행, 관공서 등은 북적거리던 직원들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7월1일부터 ‘주5일 근무’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 경기도 시흥의 한 기어공장에선 4명 남짓의 직원들이 구슬땀을 흘려가며 기계를 돌리고 있다.

“주5일 근무요? 하면야 당연히 좋죠. 하지만 우리같은 작은회사는 언제 시작할지도 모르고, 목구멍이 포도청인데 그런거 따지게 생겼어요? 막말로 넥타이 메고 큰 회사에 있는 사람들에나 속하지 우리랑 무슨 상관이 있겠어요.” 주5일 근무로 근로자의 삶의 질이 개선될 것이라고들 하지만 이들에겐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 토요일 퇴근시간은 오후 3시이지만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이들은 오후 5시까지 일을 했다. 직원들이 받는 급여는 150만원을 넘지 않는다. 경리직원의 경우 월90만원의 박봉이다. 고용주도 주5일 근무가 남의 일 같다. “지금같은 불경기에 어떻게든 주문만 들어오면 공장을 돌려야 할 판에 그런거 생각하게 생겼어요? 직원 월급이나 안밀리게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고, 아직 시행하려면 멀었기 때문에 당장은 그런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휴일은커녕 칼퇴근 엄두도 못내

투잡에 여가생활을 계획하고 있을때도 중소업체에 다니는 직원들은 휴일도 없이 일하는 곳이 많다. 실제로 영세한 기업들은 달력의 ‘빨간날’을 다 쉬지도 못하고 일한다. 그나마 퇴근시간도 따로 없다. 그렇다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 것도 아니다. 지방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최 모씨(직장경력 7년차, 32세)는 “퇴근시간을 넘어서 집에 가는 일은 있어도 일찍 간 적은 없어요. 분위기가 그렇죠. 토요일도 평일과 마찬가지로 7시가 넘어야 끝나고 주말에도 일이 있으면 나와야 돼요. 명절때도 남들 쉬는 만큼 못쉬는 날이 많고 국경일 같은 경우도 평일과 같이 근무에 시달립니다”라며 열악한 중소기업의 근무여건을 말한다.

최근 병원파업 등으로 병원 근로자의 근무여건이 개선되는가 싶었지만 작은 개인병원 근무자는 현실적으로 그렇지 못하다. 개인 치과병원 간호사 김 모씨(28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종사자의 대우나 근무여건 차이가 큰 만큼 병원도 종합병원과 개인병원도 마찬가지다. 같은 일이라도 종합병원 간호사는 급여도 많고 노조가 결성돼 있어서 근무여건도 점차 나아지고 있는 편이지만 개인병원 간호사는 퇴근시간이 돼도 환자가 오면 치료가 끝날때까지 기다렸다 가야 하고 토요일에도 오후 4시까지 환자를 봐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주말에 쉴 수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일의 특성상 정시 퇴근이 힘든 기자들도 마찬가지다. 웹진 기자로 일하고 있는 신 모씨(27세)는 “퇴근시간이 몇신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항시 대기해야 하고 자정이 돼서야 집에 가는 날이 많다.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주요 언론사 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일이 꼬일때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곤 한다”고 토로한다.


단계적 시행에 불만

경찰, 소방관, 택시기사 등 주5일제의 사각지대에 놓은 사람들은 되레 역풍을 맞는다. 경찰은 치안강화를 위해 오히려 업무가 늘어난다. 특히 행락철이 다가올 이때쯤엔 특별방범 체제에 돌입하기 때문에 주말의 달콤한 휴식은 꿈조차 꿀 수 없다. 소방관들도 마찬가지. 하루 3교대 근무를 하면서 열악한 환경속에서 근무하지만 막상 제대로 쉬는 날은 그리 많지 않다. 주5일제로 주말 대기조까지 따로 구성해야 한다. 택시 버스 기사들의 상황은 더 심하다. 경기불황으로 회사매출이 줄면서 기사는 모자라고 차는 남아돌아 인력운영이 빠듯해졌기 때문이다.

주5일 근무 자체가 근로자에게 유리한 면이 많아 대부분이 대환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고임금에 근무여건이 좋은 금융·보험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시작한 뒤 점차 중소기업, 영세업체 등으로 확대된다는데는 강한 불만을 나타낸다.

직장인 최 모씨는 “주5일 근무 좋죠. 하지만 기왕 시작할거면 공평하게 전체적으로 시행하든가, 아니면 근무여건이 떨어지는 중소기업부터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정부의 시행단계에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또 “단계적으로 된다지만 대기업 등이 주5일 근무에 정착하고 다른 방향으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을때 중소기업은 그제서야 시작단계라 또다시 대기업과의 격차가 벌어져 여러 가지로 뒤쳐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배알 꼴려서 일할 맛 나겠나”







'주5일 근무'로 은행문이 굳게 닫혀 잇고, 은행업무를 보려는 고객들은 CD기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노총 주5일 서명 게시판에도 주5일제와 관련된 의견들이 쏟아졌다. 주6~7일에 야근까지 치면 주80시간 이상 일을 한다는 한 네티즌은 “기왕 시작할거면 다 같이 할 일이지 1,000명 이상이 뭐냐”면서 “배알이 꼴려서 일할 맛 나겠냐”고 불만을 터트렸다. 최규대 네티즌은 “근무조건 좋은 큰 회사에서만 시행하고 작은업체는 언제 할려나요. 할려면 같이 시작해야 하는건 아닌지… 항상 모든게 가진자만이 더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아쉽네요”라고 말했다.

네티즌 ‘홍석진’도 “주5일 근무 말이 좋아 그렇지, 잘 나가는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좋은 거 아니냐”면서 “진정 노동자를 위한 법을 만들려면 저소득자들에게 주5일제 등이 우선권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노동자들을 위한답시고 걸핏하면 임금상승을 요구하며 파업이나 하는 노조들은 반성해야 한다. 20명 정도 되는 하청업체에 다니는 나같은 사람은 노조도 없고 임금상승을 요구할 수도 없고 불이익을 당해도 파업도 할 수 없는 실정인데 일부 잘 나가는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복에 겨운 줄도 모르고 파업을 해댄다”고 비난한다. 네티즌 ‘최인도’ 도 “현재 7단계로 주5일제를 도입할 경우 인원이 적은 곳은 많은 곳에 비해 하는 일의 양과 임금 등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많은 박탈감을 갖게 될 것”이라면서 “늦출려고만 하지말고 일찍 시행했을때의 부작용을 완화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경기 침체의 국내 여건에서는 주5일제 근무 시행이 너무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아이디 ‘쭌’이라는 네티즌은 “주5일제 공무원이나 특정인들만의 제도일 뿐이죠. 나라가 이 모양인데 주5일제가 말이 됩니까?”라고 말했다. ‘곽재식’ 네티즌은 “우리나라는 경제에 많은 영향을 받으면서 성장하고 있는 반선진국인데 이런 현실에서 주5일제 근무로 경제력이 감소된다면 나라에 큰 타격이 될 것이다. 주5일제 근무를 한다면 강남 등 특수도시와 일부 중농도시학교 들과의 학업 차이는 점차 늘어날 것이다. 경제도 미약한 나라에서 주5일제를 시행한다면 금방 후진국의 길로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경희 기자 metell@sis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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